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 계주 결승전 후 열린 메달 세리머니에서 중국팀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기술코치가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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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마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계약 만료로 한국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두고 국내에서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에선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빅토르 안을 향한 감사와 응원이 잇따랐다.
지난 17일 중국 시나스포츠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빅토르 안이 이달 말 대표팀을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빅토르 안은 계약 만료 후 아내 우나리씨와 딸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 소식에 중국 누리꾼은 "우리의 영웅" "중국 대표팀을 이끌어줘서 고맙다" "가정적인 남자" "한국에서 가족들과 잘 지내기를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싸늘했다. 국내 누리꾼은 "국적을 바꾸고 거기서 살아라" "입국 금지 시켜라" "한국 오지 말고 러시아로 돌아가길 바란다" 등 빅토르 안의 귀국 소식에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앞서 빅토르 안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면서 '쇼트트랙 황제'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2011년 러시아 귀화 소식을 알려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럼에도 당시 대다수는 빅토르 안을 응원했다. 그의 러시아 귀화 배경으로 파벌 논란, 한국 선수끼리의 견제, 승부 담합, 왕따 논란 등이 거론되며 비난이 빙상연맹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귀화 결정에는 후회가 없다"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땄다.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땄다.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그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갔단 소식이 전해지며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특히 "한국 국적의 아내 우나리씨가 한국에 살며 사업을 하면서 혜택을 받고 있다" "빅토르 안이 한국서 배운 쇼트트랙 기술을 중국에 다 넘겼다" 등 비판이 이어지며 비호감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가운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내 반중 정서는 폭발했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했다. 이후 조 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올랐다.
이때 중국 기술코치를 맡은 빅토르안이 중국 선수와 환호하는 모습이 전해지며 그를 향한 분노도 커졌다.
빅토르 안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내가 처한 모든 상황이 과거의 선택이나 잘못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나는 어떤 비난이나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가족들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는다는 게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며 "내가 관여할 수 없는 영역 밖의 일이나 사실이 아닌 기사로 가족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은 삼가달라"고 부탁했다.
편파 판정 논란을 두고는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선수들에게 얼마나 간절하고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판정 이슈가 현장에서 지켜보는 선배로서, 동료로서, 지도자로서 나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썼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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