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붙은 임대문의 안내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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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1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1197건으로 아파트(997건)에 비해 약 20% 많았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서울에서 오피스텔 거래량이 아파트보다 각각 10.6%와 64.1% 많았던 바 있다.
대체 주택으로 여겨지는 오피스텔이 부동산 시장 ‘주류’인 아파트를 거래량에서 앞서는 것은 그동안 흔치 않은 일이었다. 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이 아파트에 비해 작고, 관리 시스템이나 주거 편의성 면에서도 아파트가 갖는 특장점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85㎡를 넘는 오피스텔은 바닥난방 설치도 허용되지 않아 대형 면적 공급도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몇 달간 오피스텔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일어났던 것은 대출 접근성 덕분이었다. 투기지역에서 9억원이 넘는 주택은 대출이 시세의 20~40% 밖에 나오지 않지만, 오피스텔은 최대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매수 시점에서는 주거용인지 업무용인지 여부가 불분명해 주택 대출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 총액은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 실거래가 총액은 13조6476억원으로 전년(10조6028억원) 대비 28.7% 증가하면서 2006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 앞서 2020년 거래 총액도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던 바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하향세로 돌아선 아파트와는 달리 오피스텔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11% 상승했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값이 0.04%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거래량이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줄고 있어 앞으로 가격이 지지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에 대해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오피스텔 입주량이 5만실 정도로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고, 아파트에 비해 대출 받기 쉽다는 점은 장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아파트 급매물이 꾸준히 나오는 경우 굳이 주거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쁜 오피스텔을 구매할 유인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바닥난방 허용과 활발해지는 원격 근무 등이 오피스텔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대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 오피스텔 시장도 대출 규제 유무와 상관없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최상현 기자(hy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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