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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러·우크라 갈등에 LNG선 수주 늘었다...韓 조선업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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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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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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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천연가스 최대 공급처인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LNG(액화천연가스)선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선가도 오르고 있다.

22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LNG선박 가격은 전주보다 100만달러 오른 2억1700만달러(약 2588억원)로 집계됐다. LNG선박은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을 명령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조선업계는 큰 걱정이 없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전세계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지만 해상 운송 의존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서 선제적으로 LNG 등의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사용하는 천연가스 중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양은 40%에 달한다. EU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을 때를 대비해 전략적으로 LNG 수입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럽이 LNG 운반선을 대거 발주하게 되면 한국 조선업계에 유리하다. 한국 조선사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중 87%를 수주했다.

전 세계 선주들도 LNG선 호황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7년까지 LNG선 150척을 발주하려는 목표를 세운 카타르는 1차 발주 물량을 기존 16척에서 20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선사인 페트로나스도 발주 계획을 앞당겼다. 페트로나스는 최대 14척의 LNG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미국 엑손모빌은 8척의 LNG선 발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주한 선박 건조가 취소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업계에선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선사가 막대한 배상금을 물고 수주를 취소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조선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LNG선은 총 7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로부터 LNG설비를 수주했고, 삼성중공업도 셔틀탱커 기자재를 수주했다. 설령 수주가 취소되더라도 조선3사의 수주 잔고가 넉넉한 데다 LNG선 시장이 호황이라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천연가스 대체제로 원유 수요가 높아지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것도 해양플랜트 생산설비 발주를 부추길 수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연초 배럴당 76달러에서 현재 90달러를 넘었다. 업계에선 유가가 60달러 이상일 때 해양플랜트의 채산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여전히 우려되는 지점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은 매년 상·하반기 실시되는데 조선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이 대폭 오른 만큼 올 상반기엔 가격을 낮추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오르면서 후판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톤당 90달러 미만에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은 현재 138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연초 톤당 360달러에서 현재 440달러까지 올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이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를 장기적으로 보면 LNG선 발주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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