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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개학 D-3…"학교 보낼까 말까" 여전히 고민하는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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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전면등교, 등교-원격 병행 등 학교별 제각각

급식도 선택권 주는 학교 상당수…"수업 제대로 될까" 우려

"정부는 계속 방역 완화한다는데…학교만 혼란"

연합뉴스

학교, 개학 앞두고 방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022학년도 새 학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향해 가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각급 학교들은 다음 달 2일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 설문조사나 학교운영위원회, 내부 논의 등을 통해 오는 11일까지인 '새 학기 적응주간'의 수업 방식을 결정하는 단계에 있다.

서울에서는 상당수 초등학교가 '전 학년 매일 등교', '1, 2학년 매일 등교와 3∼6학년 등교·원격 수업 병행', '1, 2학년 매일 등교와 3∼6학년 원격수업'의 세 가지 방안을 놓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1학년 신입생들은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2개 학년이 번갈아 등교하는 밀집도 3분의 2 수준의 조정안과 전체 매일 등교 안을 두고 결정하는 학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육 당국은 '새 학기 적응주간'에도 '3% 확진, 15% 등교중지'라는 지표를 좀 더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일 뿐이며 가급적 '정상 등교'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이 될 우려가 있으니 그런 지역에서는 수업 시간이나 밀집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더 준 것이고, 큰 틀에서 등교 원칙이 맞는다"며 "학생 수가 1천명 넘는 학교부터 200∼300명인 학교까지 모두 달라 공통된 기준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전면 등교부터 전면 원격수업까지 '극과 극'으로 엇갈리면서 학교별로 2주간 등교 방침은 저마다 다르게 정해지고 있다.

A초등학교는 설문조사에서 '전 학년 전면 등교'가 약 40%, '1, 2학년 전일 등교 및 3∼6학년 주 3일 등교' 약 30%, '1, 2학년 등교 및 3∼6학년 원격 수업 약 30%의 결과가 나오자 3∼6학년 등교-원격 병행으로 결정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 부모는 "등교·원격수업 병행에 투표했다"며 "당연히 아이가 매일 등교하기를 바라지만, 동네에서 확진된 아이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한나절 30명이 모여 있는 교실에 매일 보내는 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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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는 학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B초교는 전면 등교 희망자가 전면 원격 수업 희망자의 두 배 가까이 돼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

이 학교 교장은 "방학 기간 돌봄교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교사 확진도 발생하고 있어 개학 후가 많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C초교의 교장은 "전면 등교와 원격 수업 희망 비율이 거의 절반씩으로 나뉘어 전면 등교로 결정했다"며 "대신 원격 수업을 원하는 가정도 많아 가정학습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학습을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중학교와 E초교는 별도의 조사 없이 전면 등교하도록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2주간 급식을 희망 학생에게만 제공하고, 비희망자는 조기 하교하거나 교실에서 다른 활동을 하도록 돕는 계획을 세운 학교도 상당수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전면 등교가 정해졌을 때 환영했던 학부모들도 정점을 향하고 있는 오미크론 유행에는 근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F초교에 5학년 올라가는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주위에 온라인 수업을 싫어하는 엄마들이 많지만, 우리집은 작년 주 3일 등교, 주 2일 온라인 수업도 만족스러웠다"며 "원격수업 병행에 투표했는데, 학교에서는 전면등교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반면, 전면등교를 희망하는 학부모도 많다. 낮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가정도 그렇지만, 엄마가 전업주부인 가정에서도 "어른들도 외출을 다 하면서 학교만 못 가는 상황은 이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G초교 6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김모 씨는 "아이들의 학습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면등교에 투표했지만, 등교-온라인 혼합으로 결정됐다"며 "그나마 전면 온라인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정부의 헷갈리는 방역정책이 학교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 씨는 "지금 방역 정책이 이해가 안 된다"며 "이렇게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아이들 개학 일정이 있는데도 술집, 노래방 영업시간을 왜 늘리는 건지 화가 많이 난다"고 토로했다.

역시 초등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도 "정부는 오미크론이 별로 위험하지 않아 방역을 계속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편으로는 소아, 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 위험하다는 통계를 내보낸다"며 "원격수업도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했다가 이제 또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찌보면 코로나 2년 동안 가장 피해를 본 것은 학생들인데,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자영업자들만 챙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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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전달할 자가진단 키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교들은 개학 준비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여전히 개학 후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각 학교는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전달받은 주2회 분량의 자가 키트를 학년·학급별로 배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러 학교가 등하교 동선을 분산시키고 효율적으로 발열 체크를 하기 위해 학년별로 출입구를 나눠 등교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발열 감지기를 새로 각 교실에 설치한 학교도 있다.

교사 확진에 대비·대응해 대체 강사 확보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C학교 교장은 "교실 방역 상황, 아이들 등교 여부, 건강 상태, 키트 검사 여부 등을 챙기다 보면 1교시 수업은 제대로 못 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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