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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검색 넘어 쇼핑·웹툰·메타버스 1위로 플랫폼 기반 무한 세포분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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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 간 가파르게 성장한 네이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하면서 네이버의 대표 서비스인 검색뿐 아니라 쇼핑, 결제, 콘텐츠, 클라우드까지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검색을 제외한 사업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가 총액에서도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굴지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코노미조선’은 검색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한국 1세대 벤처 네이버가 새롭게 쓰고 있는 기업사를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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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를 모티브로 한 네이버웹툰 ‘세븐페이츠: 착호’의 뉴욕 타임스스퀘어 옥외 광고.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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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예지(29·가명)씨는 봄옷을 장만하고 싶어 네이버 검색창을 열었다. 검색 결과에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만 10곳이 넘었다. 김씨는 그중 ‘네이버페이 마크’가 달린 판매처를 찾았다. 네이버 포털 로그인만으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고 적립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쇼핑이 잦아진 김씨는 결제액의 최대 5% 적립 혜택을 주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과 네이버페이 사용 실적이 높으면 포인트 적립과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네이버통장 개설도 고민 중이다.

국내에서 10명 중 8명이 찾는 검색 포털의 파워에 힘입어 네이버가 커머스(쇼핑)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2000년 상품의 가격 비교를 해주는 포털 내 쇼핑검색 서비스로 출발한 커머스가 ‘스마트스토어’로 자리매김하면서 쿠팡은 물론, 이베이·신세계·11번가를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 커머스 플랫폼이 된 것이다. 커머스는 검색 광고 매출에 뒤이은 네이버의 양대 핵심 먹거리가 됐다.

2020년 스마트스토어의 연간 거래액은 17조원, 이를 포함한 커머스 전체 거래액은 28조원이었다. 2021년 거래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마트스토어 거래액만 35%(6조원) 늘어 전체 거래액은 34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걸로 추산된다.

검색은 여전히 네이버 매출의 48.3%(2021년 연간 기준)를 차지하는 캐시카우다. 성장률도 연 17.4%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이용자 검색 결과에 광고주 정보를 상단에 노출해주는 ‘검색 광고’, 포털 메인 등에 노출되는 배너형 광고인 ‘디스플레이 광고’가 수익원이다. 2021년 약 7조9600억원(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추산) 규모의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네이버는 41% 점유율에 달하는 3조2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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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요 사업 현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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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핵심 동력으로 부상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도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핀테크 매출은 9790억원으로 전년보다 44.5% 늘었다. 네이버페이의 제휴처를 외부 온·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 오프라인 가맹점은 23만 곳, 회원은 3000만 명 이상이다. 2021년 4분기 거래액은 전년보다 36% 늘었다. 네이버페이 서비스 담당 조직은 아예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로 독립, 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검색 포털의 인접 신사업을 발굴하고 독립 조직인 사내독립기업(CIC)이나 자회사를 통해 키우는 전략을 업계에선 ‘세포분열’에 비유하기도 한다. 세포분열로 몸집을 키우는 유기체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모세포인 서치플랫폼(검색)과 여기서 떨어져나와 모세포만큼 몸집을 키운 딸세포(신사업)가 네이버라는 유기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딸세포는 커머스, 핀테크뿐 아니라 콘텐츠, 클라우드 등 4종이 있다.

웹툰 年 거래액 1조…콘텐츠도 효자

포털 내 서비스였던 웹툰은 2017년 자회사를 통해 별도 앱으로 운영, 현재 국내 월 이용자 약 900만 명으로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총 700만여 명)를 앞지르고 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모바일인덱스).

웹툰은 이미 해외에 널리 진출한 네이버의 1세대 글로벌 사업이기도 하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에 ‘라인망가’, 북미·동남아·유럽 등 그 외 국가들엔 ‘웹툰(Webtoon)’이란 플랫폼으로 국내외 1억7000만 이용자를 확보했다. 여기에서 벌어들인 2021년 연간 거래액은 전년보다 60% 성장한 1조원에 달했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스튜디오N은 웹툰 영상화에 도전,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오른 한국 드라마 세 편 중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두 편을 배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자회사인 ‘네이버제트’는 이용자 개개인을 닮은 아바타(분신)로 소통하는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제페토’를 창조했다. 출시 3년 반 만에 전 세계에서 2억6000만 명을 모았다. 해외 이용자 비율이 90%에 달한다. 제페토 매출이 공개된 적 없지만,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18% 늘었다고 했다.

네이버웹툰, 스노우를 포함하는 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가파른 성장률(연 50.6%)을 보였다. 스노우의 다른 서비스 ‘크림’은 커머스 틈새를 파고든 스니커즈 리셀(되팔기) 플랫폼으로 2021년 12월 거래액이 1년 전보다 세 배 늘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올해 국내 버티컬(특정 제품군 전문) 커머스 1위 도약이 목표다.

사내 연구개발(R&D) 조직은 이제 네이버랩스라는 자회사가 돼 기업용(B2B) 사업 전면에 나선다.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로봇 등 기술을 총동원해 현실을 가상세계에 똑같이 복제(디지털트윈), 스마트빌딩·스마트도시 서비스로 응용 가능한 기술 ‘아크버스’를 2021년 11월 선보였다.

plus point

약점은 동맹으로 메운다네이버, CJ·신세계·하이브 손잡고 물류·엔터서도 도약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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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군포시의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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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자사주 맞교환 방식으로 동맹을 만들어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커머스 사업 규모에 비해 부족한 물류를 보완하기 위해 물류 업체와 손잡는 식이다. CJ·하이브·신세계가 대표적인 동맹 대상이다.

네이버는 2020년 10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 계열사 CJ대한통운과 CJ ENM의 3대 주주로 올랐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통해 물류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입점 판매자의 빠른 배송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도 여러 이커머스 입점 판매자를 위한 물류 서비스 ‘e-풀필먼트’를 확대하는 중이었다. 브랜드스토어 판매자 약 100곳이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풀필먼트센터)를 사용 중이다. 연내 개시를 목표로 49만 스마트스토어 소상공인을 위한 66만1157㎡(약 20만 평) 규모 풀필먼트센터도 짓고 있다.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자회사 티빙과는 웹툰의 영상화에 협력하고 있다. ‘내과 박원장’이 지난 1월 공개된 데 이어 ‘유미의 세포들 시즌2′ ‘방과 후 전쟁 활동’ 등 네이버웹툰 3편이 연내 티빙 드라마로 나온다. 티빙은 올해 네이버 관계사 라인과 손잡고 국내 OTT 최초로 일본·대만 진출에도 나선다. 윈윈(win-win) 전략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와는 2021년 1월 4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1월 15일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 연재로 두 회사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BTS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연재 이틀 만에 전 세계 조회 수 1500만 회를 돌파, 네이버 신작 중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팬덤 기반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는 하이브의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 ‘위버스’와 통합을 추진 중이다.

2021년 3월 네이버는 신세계와도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자사 커머스 사업과 신세계 2000만 고객, 7300여 개 점포·물류센터 간 시너지를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브랜드를 네이버에 입점시켰고 이마트몰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하면 이튿날 새벽에 배송해주는 쓱(SSG) 새벽배송도 올해 1분기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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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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