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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우크라 침공] 유럽 난민위기 재점화하나…'2015 시리아 사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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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는 400만+국내 피란 300만…도합 700만 난민 양산 전망"

인구 구성·우호적 환경은 시리아 사태와는 달라

연합뉴스

야간에 국경 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프셰미실[폴란드]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26일(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폴란드의 프셰미실에 도착하고 있다. 2022.2.27 jsm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를 등진 피란민이 최대 수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유럽의 난민 위기가 재점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난민 규모에 있어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를 크게 뛰어넘어 유럽에서 2차대전 이후 최대의 난민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서 제기된다.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은 약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8만1천명이 폴란드 국경을 넘었다. 헝가리(8만5천여명), 몰도바(3만6천여명), 루마니아(3만3천여명), 슬로바키아(3만여명) 등에도 우크라이나인의 피란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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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우크라이나 난민 현황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숫자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숫자가 최대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이동한 피란민 숫자를 모두 더한 수치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나라 밖으로 향하는 피란민은 400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피란민 수백만 명이 국경을 넘을 거라는 의미다.

영국 더타임스는 "난민 1천200만 명이 발생했던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유럽은 2015년에는 시리아발 난민 사태로 몸살을 앓은 전례가 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시리아·이라크에서 13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오면서 이들을 수용할지를 놓고 극심한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난민에 국경을 걸어 잠그자는 극우 정권이 득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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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학교 체육관의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프셰미실[폴란드]=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폴란드 국경도시 프셰미실 시내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임시로 마련된 우크라이나 피란민 거처. 2022.3.1 lucho@yna.co.kr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증가세를 당시 시리아 난민 사태와 비교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 난민 사태의 재현을 극도로 꺼려왔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당시의 난민과 이번 우크라이나 피란민 행렬에 몇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성인의 약 80%가 남성이던 시리아 난민과 달리,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대다수가 여성 혹은 아동이다. 우크라이나에서 18∼60세 남성은 징집 대상인데다 출국도 금지돼서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90일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피란민이 여러 나라를 넘나들 수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접경국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2015년 당시에는 지중해에 접한 그리스·이탈리아 등에 난민이 집중됐었다.

무엇보다 냉대받던 시리아발 난민들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뿐 아니라 국민들도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150만 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수도 바르샤바 인구와 맞먹는 규모다. 루마니아는 50만 명에게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착한 우크라이나인도 동포에게 매우 호의적이다. 각국 정부가 이민자를 수용하기 훨씬 우호적인 환경이다.

피란민의 법적 지위도 당시 난민보다 훨씬 탄탄하다. EU는 오는 3일부터 입국 비자가 없는 피란민에게도 피란 온 국가에서 3년간 체류를 허용할 예정이다. 이 기간 의료 서비스 등 기본적인 보호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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