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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굳이 3차 접종 해야 하나"…방역패스 중단에 부스터샷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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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식당·카페 등 방역패스 적용 일시 중단

김부겸 "방역패스 중단, 득과 실 냉철하게 따져 내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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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시행이 중단된 1일 점심시간 종로구의 한 식당에 백신접종 QR코드 인증을 위해 마련된 휴대기기가 꺼진 채 놓여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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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30대 직장인 양모씨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양씨는 지난해 식당, 카페, 헬스장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에 방역패스가 적용되자 어쩔 수 없이 백신 1, 2차를 접종했었다. 그는 "원래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계속 '왜 백신을 안 맞냐'고 눈치를 주고, 일주일에 3번 이상 가던 헬스장도 방역패스 때문에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백신을 맞았다"고 했다. 이어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지인이 있어 추가 접종이 꺼려졌었다. 그런데 방역패스 제도가 없어지면서 '굳이 맞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백신을 맞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1일부터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했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잠정 중단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QR 인증 등 다중이용시설 입장 시 거쳐야 했던 확인 절차가 줄어들어 한결 편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일상생활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백신 3차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식당·카페 등 11종의 시설,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전면 중단했다. 방역패스 중단은 지난해 11월 도입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이나 행사 입장 시 QR코드를 인증하거나 음성확인서를 제시할 필요가 없어졌다.

관련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미크론 대응에 있어 득과 실을 냉철하게 따져보고 내린 결론"이라며 "무엇보다 지금은 보건소의 행정부담을 줄여 그 역량을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조치는 현재 방역 상황과 정책을 감안한 잠정적 조치"라며 "새로운 변이 발생, 백신 접종 상황 등에 따라 재개 또는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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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기존 방역패스 안내문을 수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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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방역패스로 인해 식당, 카페 등 출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들은 이같은 조치를 반기고 있다. 자신을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직장인 김모씨(26)는 "백신 부작용이 걱정돼서 이제껏 백신을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방역패스가 중지되면서 직장 동료들과도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지인들과 약속을 잡기도 눈치 보였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QR코드 확인 등 번거로운 절차가 없어져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생 정모(25)씨는 "어딜 가나 QR코드를 인증해야 해서 귀찮았다. 또 부모님께서 QR코드 인증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걱정했는데 방역패스가 없어져서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방역패스 잠정 중단으로 일상생활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50대 주부 강모씨는 "방역패스때문에 원래 이번 달에 3차 접종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역패스가 중지돼 추가 접종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며 "백신 부작용을 생각하면 맞고 싶지 않다. 그런데 또 중증화율을 낮춰준다고 하니 맞아야 하나 갈등 중"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이들의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이 0.08%이라며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확진자 13만604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차 접종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때 치명률은 0.08%였다. 이는 계절독감 치명률 0.05~0.1%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계절 독감의 5~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3차 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이 0.5%였고,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5.39%로 조사됐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중단으로 청·장년층의 3차 접종 유인책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의 건강을 보호하고 특히 위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3차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기초접종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고령층은 중증·사망의 위험이 매우 높아 예방접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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