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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화웨이 멍완저우될라?"…中 IT기업, 러시아 제재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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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중국 화웨이 로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디디추싱부터 샤오미까지 중국 기술기업들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딜레마에 빠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러시아 수출을 금지한 미국 주도의 제재에 동참할 경우 해당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게 되고,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는 엄청난 벌금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 전문 로펌인 세이파스 쇼의 폴 하스웰은 SCMP에 "서방의 제재 위반 시 수십억 달러의 벌금과 구금을 포함한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제재 위반 정도가 심할 경우는 관련된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 위반으로 캐나다에서 1천일간 가택연금 됐던 사실을 예로 들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 검찰은 2019년 1월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려고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이번 대 러시아 제재를 두고 중국 기업들의 딜레마는 이미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의 사례로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디추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자 지난달 21일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가 돌연 나흘 만에 이를 번복했다.

디디추싱은 지난달 25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를 통해 "러시아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고 향후 계속 러시아 운전자와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잘해나갈 것"이라며 러시아 사업 철수 계획을 번복했다. 그러나 번복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반대하는 가운데 디디추싱의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은 (외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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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디추싱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경우 중국 내 친러 소비자들의 반발에도 부닥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가 러시아 수출을 중단해 자국 소비자들에게 비판받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레노버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레노버의 침묵은 대러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의 공식 입장과 일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중국의 반외국제재법도 중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 법은 외국의 '부당한' 제재에 대항해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해당 조치 결정이나 실시에 참여한 외국의 개인·조직을 보복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려 중국 입국 제한,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기업·개인과 거래 금지 등 각종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하스웰은 "해당 법은 중국 이익에 반하는 제재에 초점을 맞추지만, 다른 나라 법인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중국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중국이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중국의 이익이 관계된다면 현 상황에도 해당 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CMP는 "대러 제재는 지난해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사 MTS와 5G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화웨이 같은 기업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안길 것"이라며 "화웨이와 ZTE, SMIC 등은 대러 제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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