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전날 기준 러시아군 사망자 수를 2000명으로 추산했다. 과거 20년 동안 벌어진 아프가니스탄전 당시 미군 사망자 수가 약 2500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병력 손실이 큰 셈이다. 러시아군이 포격·폭격 등 총공격에 나섰음에도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은 좀처럼 통제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코르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다치고 사망한 병사가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병력 손실에 대한 정보는 특별군사작전이 끝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가 전사자 통계를 공개했다가 여론이 악화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푸틴은 자국민에게 동부 분쟁지역에 한해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사망자 수가 대폭 늘어나면 그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많은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4000명 이상 죽은 것으로 알려진 것을 보면 매우 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확실하다"며 "러시아군의 손실이 커지면 푸틴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이번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53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을 사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의 피해 상황을 알리며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주부터 러시아인들이 전사자 또는 생포된 부상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이 사이트에는 러시아군 포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 및 영상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군이 식량 부족에 시달려 우크라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다는 제보도 나온다. 또 러시아 일부 부대 전원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고, 교전을 피하기 위해 차량 연료 탱크를 파손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러시아에 불리한 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