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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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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점진적 금리인상 예고…향후 '빅스텝' 여지는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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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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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예정대로 진행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지만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파월 의장이 첫 기준금리 인상폭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연준 내 일부 매파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3월부터 0.50%포인트 인상(빅스텝)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파월 의장은 일단은 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노동시장이 강력하기 때문에 이달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더 주목할 발언은 이 뒤에 있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그 수준보다 지속해서 더 높을 경우 그때 우리는 한 번의 회의나 혹은 여러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려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빅스텝'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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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를 비롯해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더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올해 통화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주요 투자은행은 올해 남은 7번의 FOMC 정례회의(3월, 4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 때마다 매번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되는 전쟁, 경제 제재 등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계획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3월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문제를 좀 더 논의하겠지만 결론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4~5월 FOMC 회의에서 확정 짓고, 실제 집행은 6월 이후에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전망에 부합한다.

대차대조표 축소 방식에 대해서는 "주로 재투자 조정을 통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기가 도래한 주택저당증권(MBS) 재투자에 나서지 않는 등 수동적인 방식으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연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물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은 당분간 가격을 계속 높일 것이라는 연준의 보고서가 나왔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가격이 미 전역에서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며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수개월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생산비용 상승분을 전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비다. 이와 함께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부족 현상이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베이지북'은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오는 15~16일 열리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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