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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인상 국면에도…우크라·규제에 흔들리는 은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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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은행주 매도 비중 확대

은행주, 전월 대비 두 자릿수 하락

우크라이나 사태·정부 규제 여파

"전쟁 종료 시 추세적 반등 흐름"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빅스텝(0.5%포인트)이 아닌 베이베스텝(0.25%포인트)에 무게를 실으면서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금융주를 집중 매수하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은행의 대출 수익 확보가 제한될 것이란 전망에 매도 비중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강도가 완화될 전망이 나오자 외국인 등이 금융주 매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은 4대 시중은행 중 3곳의 주식을 일제히 매도했다.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지주(086790)에 대해 각각 208억, 105억원 순매도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에 대해서도 68억원 순매도다. 신한지주(055550)만 5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은행주 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달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에는 하나금융지주(2위), 우리금융지주(4위), 신한지주(5위), KB금융(6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기관들 역시 매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전날 기관은 KB금융을 204억원 순매도했다. 나머지 신한지주 150억원, 우리금융지주 111억원, 하나금융지주 94억원 순매도했다.

매도 행렬이 이어지자 은행주 주가도 지난달 고점 대비 두 자릿수 하락하고 있다.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11일 대비 12.05%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전월 10일 대비 12.11% 하락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전월 17일 대비 6.55%, 10.68% 내려갔다.

은행주에 대한 매력이 이달 들어 반감된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영향이 컸다. 당초 미국에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0.5% 인상되는 빅스텝을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자 0.25%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2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수록 은행들의 대출 수익률도 줄어든다.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제재를 도입하며 러시아 은행을 결제망에서 차단하는 것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거래 중단에 따른 여파가 국내 은행에도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 규모는 6037억원이다.

국내에선 정부의 규제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를 고려해 취약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정책을 네 번째 연장키로 했다. 앞서 지난 2020년 4월에 시작한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까지 연장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충당금을 더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원리금 납부가 장기간 이연된 상황에서 추후 지원 종료 시 일시에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기만 해도 은행주가 지수 대비 주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어서 아웃퍼폼을 보였다”며 “절대적인 주가는 저렴한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있었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둔화,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월 중순 이후부터는 전반적으로 탄력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료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긴축 정책이 연말까지 지속하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전쟁이 종료되면 경기 둔화 부담이 없어지고 금리도 추세적으로 올라가 은행주의 반등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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