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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재테크 빙하기 내 자산 불리는 필살기] 지정학 위기·인플레·금리 인상 3중고… 투자자들 안전자산으로 ‘逆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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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국내외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대이동하고 있다. 주식, 가상화폐는 힘을 잃고 금, 채권, 달러 등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 안전자산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해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깔려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와 함께 4대 곡물 수출국이다. 이미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곡물 가격마저 폭등하면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힐 리 만무해진다. 우크라이나 이슈가 단기적 문제로 그친다고 해도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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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준 인사의 강경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월 17일(현지시각)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서 연준이 7월 이전에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7월 이전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리려면 그 이전 세 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려야 하고, 소위 빅스텝이라고 불리는 0.5%포인트 인상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5~6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가팔라진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0일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7.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982년 이래 최고치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연준의 긴축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로 인해 투자심리는 악화되고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높아져 원화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작년 12월 2일 g당 6만6847원이었던 국내 금값은 지난 2월 17일 7만2580원으로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1.2원 오른 1195.9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예금으로도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달러예금 이자율은 연 0.1% 수준으로 낮지만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외 주식은 맥을 못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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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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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자산으로 각광 받던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급락장이 이어지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포자기한 투자자들의 탈출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비트코인 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등세를 뒷받침할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데다 지정학적 이슈가 한동안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2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중개업자의 63%가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의 대답은 반대였다. 조사 대상의 64%가 올해도 작년처럼 전국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답했고, 집값이 내린다는 응답은 36%였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161명과 전국 공인중개사 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같은 내용의 설문에선 중개업자와 전문가 집단 모두 ‘상승’ 답변이 88%에 달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대선 이후 상황을 봐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영끌’은 위험한 시기”라며 “무주택자라면 시세보다 많이 저렴한 알짜 신규 분양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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