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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뷰] 코스피, 1.2%하락…美 금리 인상 가시화, 우크라 리스크 확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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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며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우리 증시에서 국내외 기관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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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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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65포인트(1.22%) 내린 2713.43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2730~2740선에서 등락했으나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낙폭이 커졌다. 오전 10시 15분 이후에는 2702.34까지 내리며 2700선을 내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강한 동반 매도세는 이날 장중 계속 유지됐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5890억원을,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1558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기관은 현물과 선물을 각각 4260억원, 1882억원어치 판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몰렸다. 삼성전자(005930)를 2468억원어치, SK하이닉스(000660)를 953억원어치 팔았다. 그 외에 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 엔씨소프트(036570) 등이 외국인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관련주 역시 외국인 순매도액이 컸다. 2차전지 관련주의 하락은 지난 밤 미 뉴욕 증시에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한 데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최근 미 정부와 연일 갈등을 빚으며 투자 심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전기차 업체를 언급한 반편 테슬라를 빼놓자 트위터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백악관이 전기차 업체 CEO 회동에 자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며 비난한 바 있다.

국내 기관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009150) 주식을 많이 팔았다. 두산중공업(034020)크래프톤(259960)도 국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개인은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 9905억원, 선물 308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지난 일주일 간 개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1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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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연방준비제도



이날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16일로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우려가 나오며, 미 국채 장기물과 단기물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연일 축소되고 있다. 장기물 금리에 향후 경기와 물가 전망이 반영된다면 단기물 금리는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3일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0.3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0.62%포인트)의 절반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2일(현지 시각)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며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것을 시사했다. 다만 최근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까지 제시됐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0.25%포인트 인상설이 힘을 받게 됐다.

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단기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 이상 올릴 확률을 0%로 전망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24%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새벽(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의 트미트로 오를로프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원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는 우크라이나의 원자로 15기 가운데 6기를 보유한 대규모 원전이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은 세계 최악의 핵 재난 사건인 1986년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또 다른 비상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드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한다면 체르노빌 사고보다 피해가 10배나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포리자에서 발생한 화재는 현재 진화됐으나, 원전은 러시아군에 장악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밝혔다.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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