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에서 공동유세를 펼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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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결심한 안철수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5일 경기도 이천 공동 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첫 마디는 “정권 교체”였다. 지난 3일 단일화 선언 뒤 이날 유세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안 대표는 “윤 후보의 상징인 공정과 상식에, 저 안철수의 통합과 미래를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의 자기소개에 윤 후보는 “저와 함께 더 좋은 나라를 만들려 진격한 우리 안철수 대표를 연호해 달라”고 화답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저와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시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합당해 외연과 가치, 철학을 넓혀 더 멋진 나라를 만들겠다”며 안 대표와 함께하는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에서 공동유세를 앞두고 만나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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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사람은 2분 간격으로 유세 현장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건 하얀 점퍼에 국민의당 당색인 주황색 목도리를 걸친 안 대표. 선거법상 안 대표는 윤 후보의 선거사무원이 아니기때문에 국민의힘 선거 점퍼를 입을 순 없다. 현장 곳곳에서 “안철수”를 연호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고, 안 후보가 인사를 하는 동안 윤 후보가 도착했다. 안 후보를 발견한 윤 후보는 손을 덥석 잡고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윤 후보와 나란히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먼저 받은 안 대표는 “위기를 초래한 정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그것이 정권 교체가 필요한 이유”라고 포문을 열었다. '위기에 강한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기호 2번 윤석열을 뽑아주시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안 대표의 연설 뒤 수차례 어퍼컷 제스쳐를 한 윤 후보는 “시대에 뒤처진 운동권 이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패거리 정치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에 심판해서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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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연설 중 이 후보를 비판할 때마다 옆에 서 있던 안 대표는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 후보가 “김만배 일당이 대장동에서 1조원가량 빼 먹게 하고 무슨 놈의 얼어 죽을 기본 주택을 운운하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안 대표가 어깨를 들썩이고 웃으며 ‘물개 박수’도 쳤다. 윤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수천여 명의 지지자들은 “윤석열”과 “안철수”를 번갈아 부르며 연호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시민들에게 “구호를 윤석열로 바꿔 달라”며 먼저 “윤석열”을 외쳤다.
안 대표는 이어진 서울 광진구 유세에서도 “정권교체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북핵과 미사일로, 코로나 19와 가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윤석열 후보가 반드시 만들어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광진구 현장에는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와 불편한 관계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함께했다. 윤 후보가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윤 후보는 오전 충북 제천과 충주 유세에선 이 후보와 현 정부를 ‘부패한 운동권 패거리 집단’이라 규정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 수사를 언급하며 “자기들 비리를 수사하면 탄압이라 떠들고, 권력을 쥐고 있으면 수사를 못 하게 전부 지방으로 쫓아 보냈다”며 “남들이 하는 건 부정부패고 자기네들이 하는 건 탄압이라는 건 정말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검찰총장까지 했지만 시켜주니까 맡았지, 벼슬 해보려고 애쓴 적 없다”며 “안되겠다 싶을 때는 던지고 나오지 않았나. 이 사람들 돈과 벼슬에 대한 욕심이 말도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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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경기도 여주와 광주·남양주 등을 찾아선 오늘 아침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아주 보기 드문 일을 하나 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규탄했다고 한다”며 “이제 선거 앞두고 중도층한테 손짓하려고 이런 짓을 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사전투표와 본 투표를 독려하며 투표율 끌어올리기에도 총력을 다했다.
지난 이틀간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공략했던 윤 후보는 이번 주말엔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 유세를 펼치며 중도층 표심 공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5일 경기 남부와 서울 광진·노원을 찾았던 윤 후보는 6일엔 서울 강동구와 중구에 이어 경기 의정부·동두천·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찾는다. 전날 서울에서 사전 투표를 한 이 후보도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을 찾아 수도권 맞불 유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사는 만큼 대선의 승패도 수도권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충주·이천·서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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