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염병 출현과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건강관리의 핵심 중 하나로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 건강 정보 문해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헬스 리터러시는 개인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증진하기 위해 건강 정보를 찾아 읽고, 이해하며 활용하는 역량을 말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인위생 등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 유포된 가짜 정보의 확산으로 정보 전염병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잘못된 정보를 분별하는 역량도 필요해졌다.
헬스 리터러시는 그간 여러 연구에서 건강검진 등 예방적 의료서비스 이용과 건강 행동 실천, 만성질환으로의 이환, 의료진·환자 상호작용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헬스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은 질병의 예방법을 이해·실천하기 어려워하고, 질병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또 환자가 주체적으로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면 의료진에게 본인의 건강 상태를 질문하거나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때 수동적이 된다. 그러면 의료진과 환자 간 원활한 상호작용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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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이해력과 건강생활 연관성 높아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 정보 문해력 제고 방안 연구’(2021)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만 19~69세, 1002명) 결과, 대상자의 43.3%는 낮은 수준의 헬스 리터러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수준의 헬스 리터러시군은 29.1%였다. 건강 정보 검색 경험과 건강 상태 및 수준, 건강 행동 등의 문항으로 측정했다.
응답자 중 만성질환 2개 이상 보유자 분율은 헬스 리터리시 수준 부족군에서 51.3%로 적정군(26.5%)보다 높았다.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음(부족군 49.4%·적정군 23.7%), 영양표시를 확인하지 않는 편(부족군 48.4%·적정군 22.1%), 건강검진을 하지 않음(부족군 49%·적정군 27.5%) 등에서도 차이가 났다.
개인이 헬스 리터러시 수준을 높이려면 ?건강관리에 있어서 헬스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를 향상하려 하고 ?지역사회 등에서 제공하는 관련 교육에 참여하며 ?의료 서비스 이용 시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도움된다.
?헬스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보다 건강 정보 검색 시 어려움을 겪는다. 이럴 땐 공공기관·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건강 정보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전문가가 검증한 질병 정보와 의약품 정보를 비롯해 건강증진, 검사 및 수술에 관한 정보를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건강 IN’에서는 금연 프로그램, 비만 개선 프로그램, 건강백세운동교실 등 자가 관리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안전나라’, 국립암센터의 ‘국가 암 정보센터’ 등이 있다.
과도하게 불안 부추기면 허위정보 의심
건강 정보를 검색할 때 출처가 불확실한 정보를 접했을 땐 바로 반응하거나 전달하지 말고 검증된 내용인지 확인해야 한다. SNS의 발달로 건강 정보의 소비자는 동시에 생산자·전달자 역할도 한다. 따라서 정보의 출처와 전파자가 정부나 복수의 주요 언론을 통해 사실이 확인된 내용인지 살펴봐야 한다. 정보가 과도한 불안을 준다면 의심해야 한다. 허위 정보들은 공격 대상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런 감정을 부추긴다.
지역 보건소·의료기관의 건강 교육 프로그램이나 비대면 온라인 강좌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강동구 보건소의 건강100세 상담센터는 거주지 근처 동 주민센터에서 대사증후군·만성질환의 예방과 조기발견 등을 도와 지역 주민 스스로 건강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민의 건강 정보 이해 능력과 자가 관리를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WHO로부터 2018년 우수사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식약처와 교육부가 발간한 ‘건강 문해교육 교과서’도 있다. 건강 상태별 식생활 관리, 건강 체중과 운동, 안전한 식품구매,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과 폐기 등 10개의 단원으로 구성돼있다. 국가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의 ‘학습마당-생활문해교육-건강’에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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