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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 전 불 끄고 폰 본다?…"실명할 수 있다" 의사 경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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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건강 위협하는 생활습관 5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늙는 기관 중 하나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하는 게 시력이다. 아직 잘 보인다고 눈 건강을 자신해서는 안 된다. 시력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만큼 서서히 꾸준히 나빠진다. 안압이 높은 상태로 지내면 녹내장으로 시야가 좁아져 실명할 수 있다. 뇌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망막 주변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황반변성이 생기기도 한다. 세계 녹내장의 날(3월 12일)을 앞두고 눈 건강을 위협하는 의외의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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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력 변화 무관심



눈을 이루는 각막·동공·홍채·수정체·망막 등을 안구 조직에 상처·염증이 생기면 점차 눈의 조절력이 약해지거나 망막 시신경이 손상된다. 특히 황반변성·녹내장 등 실명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안과 질환은 시력 이상을 초기에 자각하기 매우 어렵다. 눈 속 망막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빛을 감지하는 시신경이 손상되거나 안압이 올라 시야가 조금씩 좁아져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나경익 교수는 “만 40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안저 검사 등 안과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일반적인 시력 검사뿐 아니라 안압을 측정하고 망막 혈관의 형태 변화, 부종·출혈 여부 등을 관찰한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근시, 녹내장 가족력 등이 있다면 3~6개월마다 안과 검진을 받는다. 집에서는 한쪽 눈을 가리면서 시력 이상을 살핀다. 양 눈을 모두 뜨고 보면 한쪽 눈의 시력이 나빠져도 인식하지 못한다.

2 치킨·베이컨 등 고지방식



식습관도 좋은 시력의 핵심인 망막에 영향을 미친다. 치킨·베이컨 등 고지방식을 즐기면 눈의 시각세포가 모여 있는 망막 혈관에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인다. 가공육·튀긴 음식 등 고지방 식품을 즐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황반변성 위험이 3배나 높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고콜레스테롤 환자는 드루젠이 잘 생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안과 유영주 과장은 “동물실험이지만 고지방식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바꿔 결과적으로 황반변성과 관련된 유전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눈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시력의 90%를 담당한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드루젠이 쌓이면 눈 속 혈관의 혈액순환이 불량해져 보상 작용으로 신생 혈관이 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생 혈관은 매우 약해 잘 터지는데, 안구 내 출혈로 시력이 급속히 나빠진다. 사물을 인식하거나 글자를 읽고 운전하는 데 필요한 중심 시력을 상실한다.

3 옆으로 누워 자는 수면 습관



낮은 베개를 베고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 자면 중력의 영향으로 수정체·홍채가 앞으로 쏠리면서 눈에 가해지는 압박이 강해진다. 자는 동안 안구 내 압력이 오르기 쉽다. 안압 상승은 녹내장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는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 자면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웠을 때보다 안압이 더 치솟는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한 연구결과도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팀이 수면 자세에 따른 안압 변화를 조사했더니 천장을 보고 누웠을 때 눈의 안압은 14.7㎜Hg였는데, 옆으로 누웠을 때는 18.3㎜Hg로 크게 올라갔다.

안구의 전방각이 얕은 녹내장 고위험군이라면 안압 상승으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두통·안통 등의 증상을 느꼈다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안압 변화에 예민하다면 자는 동안 수면 자세에 주의한다. 안압은 1㎜Hg 낮아지는 것만으로도 녹내장 진행 속도를 10% 늦출 수 있다.

4 어두운 곳에서 보는 스마트폰



빛을 인식하는 눈은 동그란 공 모양이다. 이런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안압이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잠자기 전에 불을 끄고 어두운 상태로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TV 등을 보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한다.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안구의 형태를 유지해 주는 수분인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 그 자체도 안구의 조절 작용으로 수정체를 두껍게 만들어 방수 배출에 관여하는 안구 앞쪽의 전방각을 좁게 만든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5분 후부터 안압이 높아지기 시작해 15분이 지나면 안압이 25%까지 상승했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결국 안구에 가득 차 있는 방수로 안구 내부의 압력이 상승하면서 녹내장 발생 위험이 커진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갑자기 안압이 올라가면 시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며 “통증을 참고 방치하면 며칠 내에 실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5 잘 때도 렌즈 착용



말랑말랑한 콘택트렌즈도 눈에는 이물질이다. 렌즈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외부로 노출된 점막인 안구 표면과 맞닿아 있다. 하루 8시간 이상 연속 착용하면 눈 건강과 시력 유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렌즈가 각막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것을 방해해 눈 피로도를 높이는 식이다. 각막의 산소 부족 현상으로 눈이 붉게 충혈되고, 눈 염증으로 눈 결막이 붓고 눈곱이 잘 끼고 가렵다. 수분을 빨아들이는 렌즈 특성상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안구건조증으로 눈도 뻑뻑해진다. 국내 콘택트렌즈 관련 부작용 경험자의 71.2%는 장시간 렌즈 착용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특히 자는 동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각막 표면의 세포 재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 유영주 과장은 “잘 때 렌즈를 끼고 자면 각막염 발생이 5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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