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국무부 관계자, 카라카스서 베네수 관료와 회동
석유 수출 제재 완화 논의했을 듯…"푸틴 막으려 마두로 택하나" 비판도
유가 급등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재하고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와 원유 수출 제재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들은 지난 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관료들과 이례적으로 만났다.
회담과 관련 미국의 한 관료는 미국이 러시아와 지정학적 충돌이 고조될 경우 쿠바와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러시아의 남미 동맹이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회담을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내릴 경우 이를 베네수엘라 원유로 대체하기 위한 협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하루 약 54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2018년 베네수엘라가 미국 정유사에 수출한 물량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크리스토퍼 사바티니 중남미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정확한 목표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러시아에 피해를 주는 것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최우선 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려 한다"며 "이는 미국의 민간부문이 베네수엘라에 다시 들어가 러시아인들을 압박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석유협회 회장인 헤이날도 퀸테로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 베네수엘라가 제때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를 고려하지 않고 어떻게 석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WSJ에 말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단지 |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서 큰 변화의 신호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2013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크게 악화했다.
특히 미국은 2019년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끊으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남미 최고 고문인 후안 곤살레스는 지난주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국은 계속해서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정당한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바이든 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트럼프 정부처럼 노력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전 행정부가 정권 붕괴에 기초했다면 우리는 협상만이 베네수엘라를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민주 질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살인적인 독재자로부터 사들이던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를 더 생산하기보다는 또 다른 살인적인 독재자의 원유를 사들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치솟는 국제유가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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