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은행들, 중국 유니온페이 카드 발급 계획
샤오미 스마트폰 |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철수하자 중국 기업들이 이를 틈 타 시장 확대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물류나 자금, 법적 면에서 장애가 있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기업은 애플, 삼성전자[005930] 등 스마트폰 업체와 컴퓨터 제조사 HP, 델을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광범위한 제재 이후 러시아 사업을 재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은 러시아 철수 대열에 동참할 조짐이 없다. 중국 기업들은 수십 년간 러시아와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미국 등의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자 서방 브랜드와 중국 라이벌이 1위 자리를 다투는 곳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小米)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업체다. 1위 삼성과 3위 애플 사이에 끼어있다.
레노버(聯想)는 러시아에서 HP에 이어 PC 판매업체 2위다. 화웨이(華爲)는 러시아에서 1위 통신장비업체로 에릭슨과 5세대 이동통신(5G) 계약을 놓고 경쟁한다.
미국 등은 러시아와 그 동맹국인 벨라루스를 상대로 금융 제재와 수출통제 조치를 내놨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재가 중국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라면서도 이들이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장애가 많다고 말했다.
물류난과 금융제재로 인한 결제의 어려움, 미국과 동맹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저촉될 가능성 등이다.
리서치회사 게브칼 드래고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제재 위반으로 중국 기업들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면서 "대부분 중국 기업에 러시아는 선진국 시장에서 차단되거나 제재당할 위험을 무릅쓰기에는 너무 작은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등지의 기업이 떠난 러시아에서 중국 스마트폰과 자동차 기업들의 기회를 다룬 기사를 실었다가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기 위에 놓인 유니온페이 카드 |
한편 러시아에서 미국 결제업체 비자·마스터카드의 빈자리를 중국 유니온페이(銀聯·은련)가 메울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결제 시스템을 쓰는 러시아은행 신용카드는 9일부터 해외에서 사용이 중지되지만, 자국 내에서는 유효기간까지 쓸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많은 러시아 은행이 중국 유니온페이를 이용해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러시아 은행은 이미 유니온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와 온라인은행 틴코프가 러시아 결제시스템 미르와 유니온페이를 함께 쓴 카드 발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중앙은행은 덧붙였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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