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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러 디폴트·유가·금리인상·유로화…환율 추가 상승 요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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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급등 등의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년 9개월 만에 123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등 4가지 요인이 환율을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MBI 스프레드 급등세…러시아 디폴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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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신흥시장국채권지수(EMBI) 스프레드는 환율 상황 판단 및 예상에 유용한 지표"라며 "EMBI 스프레드가 ‘장기평균 + 1표준편차’를 상회하는 상황이 왔을 때, 즉각적으로 또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환율이 크게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EMBI 스프레드가 원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환율 역시 큰 시차 없이 따라 올라갔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러시아 외에 다른 지역 신용 위험이 크게 불거지는 상황은 아니나, 문제는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며 "우선 3월 16일 부채 상환이 잘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은 EMBI 스프레드는 추가로 밀어올리면서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급등…韓 무역수지 적자 기조로 전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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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무섭게 상승하면서 3월 이후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올라가는 부분도 주시해야 한다. 참고할만한 상황이 2008년 유가 급등기다.

박 연구원은 "2007년 12월에 90달러 수준이었던 WTI가 2008년 7월에 145달러까지 상승했고, 이와 함께 한국 무역수지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적자 기조를 보였다"며 "달러 환율은 900원대 초반에서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전까지 1100원대 초반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리먼이 파산(9월 15일)하자 환율은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흐름은 당시와 비슷하고 상승 속도는 더 높다"며 "유가 급등세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무역수지가 적자 기조로 전환되면서 원화 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나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강화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원화가 더 약해지는 쪽으로 리스크가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통화 긴축 의지 드러내…경기 우려 부각되며 달러 강세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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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유가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박 연구원은 "문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당장 인플레가 더 올라가는 만큼 실질 구매력 위축에 따라 소비 둔화, 경기 둔화 압력이 더 커졌다"며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10년물 - 2년물 금리차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연준 통화 긴축 가능성이 별반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것은 안전 선호를 높이는 방향이 되며, 초안전자산인 달러에게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유로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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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 강세에 있어서 유로존 경기 우려에 따른 유로화 약세 효과가 크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전쟁이 발발했고, 러시아 제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박 연구원은 "이미 유로화가 많이 하락했지만,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게 됐을 때 추가적인 파장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또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 수출 통제 요구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도 아직 남아 있는 리스크라고 본다면, 유로화 추가 약세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 선진 통화 중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7%에 달해 유로화의 방향성이 달러 인덱스 방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아직은 유로화 약세에 의한 달러 인덱스 추가 상승 여지를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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