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20년 된 보급식량·군용차량 부수고 항복한 병사…꼴사나운 러시아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전문가들 당초 예상보다 약한 군대,

이틀이면 수도 장악한다더니, 2주 지나…

유통기한 '2002년' 찍힌 식량 보급…

"군 수뇌부 작전능력도 의문" 재평가]

머니투데이

[키이우=AP/뉴시스]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0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대적할 세계 유일한 군대라고 평가받던 러시아군의 실체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무기·병력 등 군사력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맞아 2주째 고전하면서 러시아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주요 국가의 군사·정보 기관들이 러시아군의 허점 등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때 러시아를 두려워했던 유럽 정부들이 과거처럼 러시아 지상군에 겁먹지 않게 됐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침공 48시간 이내에 장악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14일을 맞았지만 수도를 비롯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점령하지 못한 채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 군인들은 연료·식량 부족 뿐 아니라 사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방에 투입된 일부 러시아 군인들에겐 유효기간이 2002년으로 찍힌 20년 전 전투 식량이 보급됐고, 전투를 피하려고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고 스스로 차량을 파괴한 병사들도 있다. 각종 전쟁에서 활약했던 부사령관도 두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머니투데이

러시아의 군용차량들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사망한 러시아군이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방 주요 국가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군이 일선 전투병부터 수뇌부까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잇따라 확인했다. 러시아의 나이 어린 병사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지휘관들은 전투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조차 부여 받지 못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러시아 포로 일부는 "훈련인 줄 알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군 수뇌부의 작전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군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포기하고 무차별 타격을 진행해 민간인들이 대거 희생됐다. 우크라이나에 비해 압도적 공군 능력을 보유했으면서도 영공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날씨를 이유로 저공비행을 지시해 우크라이나 방공망 공격에 노출된 사례도 많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최근 트위터에 "크렘린궁은 지난 20년간 러시아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의 상당수가 호화요트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군 분석가인 마이클 코프만은 "러시아군은 비합리적이며 전쟁에 대한 준비도 부족하다"면서 "병사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전방에서 혼선이 있었고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