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면 수도 장악한다더니, 2주 지나…
유통기한 '2002년' 찍힌 식량 보급…
"군 수뇌부 작전능력도 의문" 재평가]
[키이우=AP/뉴시스]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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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적할 세계 유일한 군대라고 평가받던 러시아군의 실체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무기·병력 등 군사력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맞아 2주째 고전하면서 러시아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주요 국가의 군사·정보 기관들이 러시아군의 허점 등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때 러시아를 두려워했던 유럽 정부들이 과거처럼 러시아 지상군에 겁먹지 않게 됐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침공 48시간 이내에 장악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14일을 맞았지만 수도를 비롯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점령하지 못한 채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 군인들은 연료·식량 부족 뿐 아니라 사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방에 투입된 일부 러시아 군인들에겐 유효기간이 2002년으로 찍힌 20년 전 전투 식량이 보급됐고, 전투를 피하려고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고 스스로 차량을 파괴한 병사들도 있다. 각종 전쟁에서 활약했던 부사령관도 두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의 군용차량들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사망한 러시아군이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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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요 국가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군이 일선 전투병부터 수뇌부까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잇따라 확인했다. 러시아의 나이 어린 병사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지휘관들은 전투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조차 부여 받지 못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러시아 포로 일부는 "훈련인 줄 알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군 수뇌부의 작전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군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포기하고 무차별 타격을 진행해 민간인들이 대거 희생됐다. 우크라이나에 비해 압도적 공군 능력을 보유했으면서도 영공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날씨를 이유로 저공비행을 지시해 우크라이나 방공망 공격에 노출된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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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최근 트위터에 "크렘린궁은 지난 20년간 러시아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의 상당수가 호화요트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군 분석가인 마이클 코프만은 "러시아군은 비합리적이며 전쟁에 대한 준비도 부족하다"면서 "병사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전방에서 혼선이 있었고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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