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 병원에도 무차별 공습…침공 3주차 접어들며 파괴적 행태(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러軍, 민간인 살해하려 해…의도적으로 물·식량 공급 통로 공격"

수미·키이우서 민간인 대피…개전 이래 516명 숨져…부상자 908명

뉴스1

2022년 3월 9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 있는 병원이 러시아군의 포격에 의해 파괴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최서윤 기자,이창규 기자,김민수 기자,이서영 기자 = 10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 기반 시설뿐만 아니라 주택가, 심지어 병원까지 무차별 공습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40만명이 대피하고 민간인 1200여명이 사망한 남부 마리우폴에서는 전날(9일)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한 산부인과에 있던 17명이 부상했다.

마리우폴 시장실은 이날 오후 5시경 러시아군의 포격에 병원 단지가 무너졌으며 인근에 주차된 차들이 불에 타고 나무가 쓰러졌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인해 시신을 수습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시신 47구만 공동묘지에 묻었다고 전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군이 가능한 한 많은 민간인을 살해하려 한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대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물과 식량을 공급하는 통로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리우폴 포격을 두고 '러시아가 침공 이후 신속한 점령에 실패하자 이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이들이 더욱 빠르게 진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피력했다.

WSJ은 그러면서 '병력 규모에 있어 러시아에 필적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군은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 도시 지역으로 우선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1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의 벨리카 디메르카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은 주택을 주민이 살펴 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리우폴의 건물들이 파괴된 모습은 위성 사진에도 포착됐다. 미국 막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는 이날 마리우폴의 주택과 건물, 상점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해 파괴된 모습을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했다.

러시아군이 의도적으로 식량 공급처를 공략하고 있다는 오를로프 부시장의 말처럼 마리우폴 북쪽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인 '포트시티'(Port City)는 화재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서쪽에 위치한 식료품점 '실포'(Silpo)와 에픽센터 케이(Epicentr K) 매장도 파괴됐다.

한편 수미시는 러시아군의 포격에도 불구하도 밤새 주민 50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폭탄테러로 인해 2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는 이날 대피로를 통해 주로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이동을 했으나 늦은 오후 전투가 재개됨에 따라 버스 50대가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곳에서 탈출한 사람 중 일부는 기차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국은 동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포격으로 10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도시 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사이의 격렬한 시가전과 포격으로 도심 대부분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날 재개됐다.

◇ 어린이 100만명 우크라서 대피...이 과정서 37명 숨지고 50명 다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주도 안 돼 어린이 100만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이웃 국가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러셀 유엔아동기금(UNICEF) 사무총장은 9일 10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국경을 넘었고 이 과정에서 최소 37명의 어린이가 숨치고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어린이 병원에 대한 공격이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두렵다"면서 "이번 공격은 지금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피해를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에 대한 폭탄 테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도시에 갇힌 수천 명의 민간인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잔학행위"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다만 드키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민간인 목표물에 발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뉴스1

2일 (현지시간)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폭발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TV 타워 주변에서 경찰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개전 이래 516명 사망자 발생...부상자 908명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달 24일 개전 이래 9일까지 우크라이나 내에서 최소 516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민간인 부상자는 908명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기록된 민간인 사상자 대부분은 중포와 다연장로켓 시스템 포격, 미사일·공습 등 충격 영역이 넓은 폭발성 무기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며칠간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곳에서는 정보 수신이 지연되면서 사상자 보고가 늦어지고 있다. 유엔은 실제 사상자 수치는 이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명령을 내린 후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시 계엄령 선포에 따라 18세부터 60세까지 남성은 출국이 금지되자 피난민 중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로 구성됐다.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선포하고, 서방의 분노와 세계적인 호소에 저항하며 그곳의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지 말 것을 요구 전쟁을 개시하다. 사진은 2019년 2월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는 모습. © AFP=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美 대러 제재에 "러軍 앞으로 더 추악해질 것"

한편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 내 교전과 관련해 "러시아군이 앞으로 몇 주는 더 추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 독자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러시아의 반발심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마침 9일 미국의 해당 조치와 관련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이 러시아에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상황을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에너지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제재 앞에서 "국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유럽을 겨냥해서는 "우리는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렘린궁은 폴란드의 미그-29 전투기 우크라이나 공급 결정과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잠재적으로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스1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오흐티르카 마을에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군사 기지가 파괴된 모습. 2022.02.28/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 화학 무기까지 사용할 수도...전력도 있어"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화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비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샤키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생화학무기 연구소와 우크라이나 내에서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거짓 주장에 주목했다. 중국 관계자들도 이러한 음모론을 반복해서 주장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이는 지난 수년간 우크라이나와 다른 나라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났던 러시아의 허위 정보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화학무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계속 지지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오랫동안 생물무기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야말로 알렉세이 나발니와 같은 푸틴 대통령의 정적의 암살 및 독살시도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전력이 있고, 자신들이 위반한 사실을 서방국가에 덮어씌운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샤키 대변인은 "미국은 화학무기금지협약과 생물무기금지협약 속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있으며 어디에서도 그러한 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는다"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계획적이고 이유 없고 정당하지도 않은 추가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백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샤키 대변인은 "러시아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고 중국도 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상 우리 모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 및 생물 무기를 사용하거나 그것을 이용한 위장전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