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실현에 총 266조 원 소요…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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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 등을 통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전면 폐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도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세제 개편을 예고했다. 소상공인 지원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지출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총 266조 원이 필요한 공약 실현을 위해선 증세 등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먼저 주식 양도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내년부터 주식 양도 차익 등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가 전면 시행될 예정인데, 이를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부터 모든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소득 과세가 전면 시행된다. 주식·채권·펀드 등으로 연간 5000만 원 이상 양도차익을 거두면 과세표준에 따라 최대 25%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윤 후보는 고액자산가에게 부담이 되는 주식 양도세를 폐지해 자금을 유입시키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세제의 경우, 시장 관리 목적이 아닌 조세 원리에 맞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종부세는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재산세와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1주택자 종부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인 0.5~2.0%로 완화하는 등 세부담 완화에 나선다. 아울러 1주택자나 비조정지역 2주택자의 경우 합산 세액이 직전 연도의 50%를 넘지 않도록 세부담 상한 비율을 하향 조정하고, 조정지역 2주택자나 3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도 현행 300%에서 200%로 낮춘다.
다주택자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고, 향후 부동산세제를 종합 개편하는 과정에서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 자체를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에 대한 50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긴급구조를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50조 원 이상의 재정 자금을 확보해 온전한 손실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손실보상 지원액은 최대 5000만 원까지 늘리고, 지원액의 절반은 우선 지급하는 선보상 제도를 시행한다. 나아가 자영업자 채무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는 부실 우려 채무를 일괄 매입해 관리하고, 국가·임대인·임차인이 임대료를 3분의 1씩 나누어 분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도 함께 도입한다.
다만 세부담을 낮추고 50조 원 규모의 손실보상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 재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은 총 266조가 소요되는 공약 실현을 위해 폭넓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세수 감소와 수십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세수 호황을 이끌었던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거래가 감소하는 등 초과 세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조9000억 원 규모의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0조8000억 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국가채무 규모는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또한 1차 추경 기준 50.1%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약 실현을 위해 필요한 지출이 266조 원이라고 한다면 연간 50조 원 정도가 추가로 늘어나는데,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구용역 등 정책 평가를 통해 살아남은 기존 정책들을 조정해 관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복지 정책을 추진하려면 보편적인 증세가 필요하지만,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세종=정대한 기자 (vishali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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