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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110 대 172 여소야대 정국…윤 당선인 거듭 “야당과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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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앞에는 만만찮은 여소야대 정국이 놓여있다. 국민의힘의 국회 의석수는 110석(9일 재·보선 당선 4석 포함)이고 대선 뒤 합당하기로 한 국민의당이 3석인데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등 무소속 의원 6명도 민주당 출신이다. 대구 중-남구의 무소속 임병헌 당선인이 국민의힘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총 114석 대 178석 구도다. 정계 개편 등 변화가 없다면 이런 구도는 2024년 총선 전까지 2년여간 이어진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실적으로 민주당 협조 없이는 입법·인사 어떤 것도 쉽게 넘어갈 수 없다”(3선 의원)라거나 “집권 초반에 민주당과 극한 충돌을 빚다가 국정운영 동력을 잃는 일이 없도록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당 관계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윤 당선인이 내놓은 공약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관련 법안 등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통과가 어렵다.

윤 당선인은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10일 새벽 당 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과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후 당선 인사에서는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윤 당선인은 당시 “거대 야당의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질문에 “진영과 관계없이 유능한 정부 위주로 통합 정부를 꾸리겠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를 지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손을 잡고 난국 타개를 시도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안 대표와 대선후보 단일화를 한 뒤 정부 인수위 단계부터 공동정부 운영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1997년 대선 당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정부 초기부터 힘을 합쳐 거대 야당에 맞서겠다는 취지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실용과 합리주의를 상징하는 안 대표와 윤 당선인이 손을 잡았기 때문에 외연 확장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안철수 연합’이 DJP 연합보다 세가 크게 달린다는 평가도 있다. 후보 단일화 이후 일부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이탈한 것도 변수다.

이때문에 김한길 전 대표의 역할에 더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아 이용호 의원, 윤영일 전 의원,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호남 출신과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 영입에 관여했다. 윤 당선인도 이에 호응하듯 선거 기간 호남 민심 달래기에 공을 들였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표하는 등 ‘합리적 진보’를 존중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윤 당선인이 김 전 대표와 손을 잡은 것은 애초에 선거 뒤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있던 2014년 안 대표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탄생시키는 등 ‘창당 전문가’로 불린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향후 정계 개편에 따라 현재의 극심한 여소야대 구도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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