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첫 의총서 3시간 난상토론…"비대위 내주 출범해 8월 전대까지"
윤호중 비대위 사실상 추인…"지방선거 등 여러 책무 감안시 적합"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정아란 김수진 홍준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제20대 대통령선거 패배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가운데 오는 13일까지 비대위 인선을 완료하기로 했다.
또 비대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원내대표의 후임은 당내 갈등을 우려해 입후보 방식이 아닌,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를 준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11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약 3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윤 위원장은 의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다면 이번 일요일(13일)까지 (비대위) 구성을 마치고 다음 월요일에는 비대위가 완전체 활동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인적 구성과 조직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을 비대위에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오섭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대위 구성에 있어 (대선에서) 1천600만 표를 준 우리 국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 위원들로 골고루 유능하게 포진됐으면 좋겠다는 건설적 제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비대위 체제'의 활동 기간은 새 지도부 선출이 예정된 8월 전당대회까지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장 임박한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지도부 사퇴 시점 2개월 후 원칙적으로는 전당대회가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지방선거가 6월이기에 한 달 간격으로 열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한 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개진됐으나 뚜렷한 반대 의견 없이 사실상 추인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원내대변인은 "윤 원내대표에 대한 최고위 결정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지금 여러가지로 당장 3∼5월에 해야하는 여러 중요한 책무에 있어 윤 원내대표가 가장 적합하다는 오늘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첫 발언 주자였던 김두관 의원은 이번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핵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윤 위원장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원내대표는 오는 25일 안에 뽑기로 하되, 입후보 선출이 아닌 콘클라베 방식을 일부 차용, 다음 주 구성될 선관위에 제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학영 의원이 제안한 안에 따르면 172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비밀 투표 방식으로 각자 원내대표로 선호하는 인물을 용지에 적어낸다.
투표를 거듭해 과반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 나올 때까지 압축하는 방식이다.
윤 위원장은 이와 관련, "입후보하게 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의원들 편이 나뉠 수도 있고 과당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기에 대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지금의 우리 당 모습과 괴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장 계파·세력 간 갈등이 불거질 기미를 보이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대선 직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당내 인사들에게 "이낙연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항의하는 문자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패배 후 처음 열린 이날 의총에서는 30여 명의 의원들이 패인과 당의 진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air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