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 진입로 미콜라이우 집중 포격…동부 산업도시 드니프로 첫 공격
키이우 포위작전 임박? 외곽 대형 수송대 움직임
러시아군 공습에 폐허로 변한 우크라 드니프로 건물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16일째인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전선과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로 공격을 확대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 진입로인 미콜라이우주(州)도 집중 포격했다. 이와 함께 키이우(키예프)를 향하다 멈췄던 64㎞에 달하는 긴 수송 행렬을 재배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날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회담은 특별한 결론 없이 끝났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략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포격에 초토화된 우크라 마리우폴 거리 |
◇ 오데사 진입로 미콜라이우 집중 포격…서부 도시도 공격
AP통신과 CNN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주도 미콜라이우시 인근에서 집중 포격을 감행했다.
CNN에 따르면 미콜라이우주의 주지사이자 고려인 3세인 비탈리 김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여주며 "북쪽 구리이브카 근처에서 격렬한 교전이 있었고, 우리는 그들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격이 카페와 아파트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포격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북서부 루츠크의 군사 비행장을 공습했으며 루츠크 시장은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 동부의 주요 산업 도시이자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드니프로도 공격을 받았다.
현지 구조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날 드니프로에 3차례 공습이 있었고, 유치원 1곳과 아파트 1개 동, 2층짜리 신발공장을 타격해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AFP는 드니프로가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권 도로서 포착된 러시아군 보급트럭 행렬 |
◇ 키이우 외곽 대형 수송행렬 재배치…공격 임박?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곽에서 일주일 이상 멈춰서 있던 64㎞ 길이의 대규모 수송 행렬을 키이우 주변으로 분산 재배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군의 키이우 포위 작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분석과 수송대가 공격받지 않도록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위한 것인지 분석이 엇갈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래픽]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포위 임박 |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대 키이우 작전을 준비하면서 병력을 재편성하려 한다고 전했다.
런던 채텀하우스의 마티외 불레그 연구원은 이번 재배치가 키이우를 향한 즉각적인 급습이 아니라 장기간의 포위 공격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매우 긴 소모전이 될 것"이라며 "현대사회에서 보기 힘든 참혹하고 많은 사상자가 나오는 전투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수송대가 전혀 진전이 없었다며 이번 재배치는 차량을 숨기고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 키이우로 진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AP에 전했다.
다만 그는 북동쪽의 병력이 키이우 근처로 이동해 도시 동쪽에서 20∼30㎞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 거리에서 촬영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 푸틴 "회담에 진전"…젤렌스키 "전략적 전환점 도달"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만나 회담했으나 뾰족한 돌파구 없이 종료됐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화상 메시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략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땅을 해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날이 필요한지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당국은 12개의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고 식량과 의약품, 기초 생활필수품이 전국에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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