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노무현 "심부름꾼 되겠다" 이명박 "경제 반드시 살릴 것"…역대 대통령 당선소감은 [대통령의 연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 <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 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지금 문재용 기자의 기자 페이지를 '구독'(구독 바로가기)하시면 발 빠른 정치 뉴스와 깊이 있는 연재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7대 대선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지지자들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선은 1·2위 후보 간 표차이가 25만표에 불과해 역대 최소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밤새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 탓에 대선 결과가 가려지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힘 상황실이 설치된 국회도서관을 찾아 당선 소감을 말한 시간도 오전 4시를 훌쩍 넘겨서였는데요.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처럼 출구조사를 볼 필요도 없이 승리가 확정적이었던 경우에는 당선인들이 투표 당일 10시쯤 당선 소감을 밝힌 바 있습니다.

윤 당선인의 소감은 대선 레이스에 참여했던 다른 후보들에 대한 비중이 유독 컸던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감사 인사를 한 직후부터 단일화 파트너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언급하고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는데요. 역대 당선인 소감에도 모두 들어가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번 대선이 워낙 박빙으로 치러진 탓인지 상대 후보가 언급되는 순서나 비중 등이 남달랐던 모습입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 직후 어떤 소감을 밝혔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긴 이야기를 풀어놓기 적절치 않은 자리여서 대부분 짧고 비슷한 소감을 밝혔지만, 각 대통령의 특성이 드러나는 대목이 곳곳에 있는데요. 당선을 결정지은 밤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감부터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盧 "저를 위해 뛰지 않은 분들, 저를 반대하신 국민에게도 감사"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일 오후 10시30분쯤 당선이 확실시되자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당사를 찾아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소감문 서두에 "당원 동지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다"며 운을 뗀 뒤 "당원 동지 여러분 말고도 여러 분들이 저의 당선을 위해 땀을 흘리고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 개혁국민정당·노사모 그외 많은 국민 여러분 거듭 감사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당내에서도 소수파 후보로 경선을 시작해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고, 대선 막판에는 단일화로 진통을 겪는 등 유독 험난한 대선 레이스를 펼쳤는데요.

그만큼 온갖 견제에도 자신을 지켜준 핵심지지층이 더욱 소중히 여겨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앞으로 저를 지지한 분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모든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심부름꾼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진영을 뛰어넘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李 "경제 반드시 살리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상대였던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격차가 워낙 컸던 탓에 일찌감치 당선 소감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도 소감문 도입부에 "국민께서 변함없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저는 국민의 뜻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의 위대한 힘을 발견했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 소감문부터 경제를 살리겠다고 다짐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소감문이 다른 당선인들에 비해서도 유독 짧았던 것을 감안하면 경제를 언급한 일은 더욱 인상 깊습니다.

그는 "국민에게 매우 겸손한 자세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저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 반드시 살리겠다"고 강조했습니다.

◆朴 "선거 도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광화문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힌 것이 인상적입니다. 무대에 오른 박 전 대통령은 당선 소감 인터뷰까지 현장에서 진행했는데요.

선거 도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선거운동 하는 중에 큰 사고가 났다. 그래서 저를 돕던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게 됐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는 자신을 보좌하던 고(故) 이춘상 보좌관과 김우동 홍보팀장이 사망했던 일을 언급한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文 "정의, 통합,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문재인 대통령도 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당선을 확정 지은 뒤 광화문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당시 소감문에서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위해 함께해주신 위대한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통합을 외치며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부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감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어 그는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나라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