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수입 금지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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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PNTR)에 따른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보드카와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의 수입을 금지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에 대한 추가 제재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은 러시아의 고립을 심화하기 위한 경제적 압박에 있어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침략자이고,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며 “이번 조치가 러시아에 또 다른 압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G7(주요 7개국)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PNTR를 종료하고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PNTR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최혜국(MFN·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는 상대국)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를 말한다. PNTR가 폐지되면 러시아의 최혜국 지위는 박탈되고, 러시아산 제품에 고관세 부과가 가능해진다. PNTR 폐지에는 의회 동의가 필요한데 미 상·하원 모두 러시아 제재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동의안 처리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번 주 러시아의 PNTR 폐지 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설명자료를 통해 해산물, 보드카,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 조치로 러시아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상당의 수출 이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러시아를 상대로 고급 시계와 차량, 명품 의류, 고급 주류, 보석 등 사치품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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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의 부인과 자녀들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법무부 태스크포스(TF)도 별도 브리핑을 통해 올리가르히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법적 처리 입장을 공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군수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용도의 2억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승인했다. 승인 자금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와 기타 군수물자 제공, 군사 교육 및 훈련 등에 사용된다.

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최전선 방위군을 지원하기 위해 대전차, 대공 시스템, 소형 무기 등을 즉각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기에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스팅어가 포함된다면서 이 무기들은 폴란드, 루마니아 등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무기 재고에서 제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 추가 지원을 요청해 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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