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식량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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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식량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국제 밀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시상황인 만큼 곧 다가오는 밀 파종 시기에 제대로 농사를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40.7로 전년 대비 24.1% 올랐다. 이는 1996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FAO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밀을 수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밀 수출 5위국이다. 두 국가는 세계 보리 공급의 19%, 옥수수의 4%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농부들은 총을 들거나 해외로 피난을 떠나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도시를 점령하면서, 통상 흑해를 통해 들여오는 비료 등을 가지러 가기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전쟁 당사국인 두 나라뿐 아니라 헝가리, 아르헨티나, 터키 등도 밀 수출을 제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헝가리 농무부는 모든 곡물 수출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고, 주요 곡물 수출국인 아르헨티나도 밀의 자국 내 공급 보장하겠다며 '가격 안정 제도' 마련에 나섰다.
최대 밀가루 수출국인 터키도 곡물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고, 몰도바는 이달부터 밀, 옥수수, 설탕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그런가 하면 비료 생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비료 주요 생산국 중 하나지만, 전쟁으로 러시아가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하면서 각국 기업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꺼리는 중이다.
한 비료 생산회사의 CEO는 CNN을 통해 "식량 위기가 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거대한 위기가 찾아오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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