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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르포]'집무실 이전 공약'한 尹…광화문 민심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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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대 끝내겠다는 尹, 집무실 이전 공약 의지

尹,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도 검토… 광화문과 저울질

아시아경제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모습.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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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집무실 이전에 드는 비용도 그렇고, 굳이 옮길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로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공약을 추진하는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벗어나, 소통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시민은 윤 당선인의 공약 실천 의지를 치켜세우며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경호·교통·비용 등의 문제로 해당 공약을 반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5일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공약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70대 남성 윤모씨는 "집무실 이전을 찬성한다. 집무실을 옮긴다는 것 자체가 무언가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신호 아니겠나"라며 "광화문에는 특히 집회나 시위가 자주 일어난다. 이런 목소리들을 더 관심 있게 들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을 지키겠다는 태도도 마음에 들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기존의 청와대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당시 정치 분야 공약을 발표하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조직 구조도, 일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대통령실(청와대)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공약집에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의 궁궐 축소판"이라는 표현도 담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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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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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특히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집무실 설치 ▲민정수석실 폐지 ▲제2부속실 폐지 등을 언급하며 대대적인 대통령실 개편을 약속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고, 청와대를 해체해 실무형 전략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또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공약이 실현되면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다만 비용 등을 문제로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니는 20대 이모씨는 "소통하겠다는 취지는 좋은데, 굳이 집무실까지 옮길 필요가 있나 싶다. 청와대에서 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청와대에서도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며 "집무실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적어도 수십억은 될 거 아니냐. 또 광화문은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데 혹시 교통량이 더 몰리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집무실 장소보다는 윤 당선인의 향후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광화문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집무실 장소가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을 지키려는 모습은 좋은데, 여러 측면으로 봤을 때 집무실을 옮기는 게 효율적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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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화문광장이 공사 중인 가운데 시민들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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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통령실 이전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검토됐으나, 경호·경비 문제 등으로 매번 좌절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정부서울청사 활용 방안 외에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했으나 경호·경비 문제로 결국 포기했다.

이 가운데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그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 2월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또한 지난 11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대통령실이 이동하는 것은 이미 정치개혁 방안 중 하나로 발표 드린 바가 있다"며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광화문 청사로 이전을 검토했지만, 경호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국방부 청사가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에 둘 경우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이, 국방부 청사에 둘 경우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이나 외교부·국방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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