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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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측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회동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청와대가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사면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수순을 밟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이러한 추측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MB 사면과 관련해 “자꾸 이런 저런 주제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자꾸 나오고 기사화가 되니 국민이 받아들이기에는 의제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라며 회동 조율 중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실무협의를 하면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윤 당선인의 요청을 떠나 문 대통령이 MB 사면을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한 바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결단 사항”이라고 답했다. 그는 “역사에 남는 일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때도 말씀드렸지만 참모들과 협의하거나 논의, 회의해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어떤 사안이든 찬반이 다 있을 텐데 그 논리적 근거를 문 대통령이 너무 다 잘 알고있다”고 했다. 이어 “두 분의 회동이 이뤄지면 당선인과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결정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재차 말했다.
박 수석은 회동이 취소된 배경으로 지목된 임기 말 인사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인사권은 분명하게 대통령이 갖고 계신 것”이라며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한국은행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 쪽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며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하지 누가 하나.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가 먼저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제의하면서 의제 없이, 배석자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조건 없이, 배석자도 없는 허심탄회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그건 윤 당선인이 어떤 말을 해도 좋고, 잘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무적으로도 모범적인 정부의 인수인계를 참모들에게 여러차례 지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진심은 그렇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청와대 회동과 관련 소통과 조율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 대변인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다시 회동을 잡고자) 조율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전날 청와대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동 4시간을 앞두고 무산됐다. 임기 말 인사권 문제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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