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 22일만에 전화통화…전쟁 전환점 마련할지 주목
양측간 입장차 커 치열한 설전 예상…북핵 문제 돌파구 마련도 주목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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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강민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8일(미 동부시간 기준) 전화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에 따라 G2(주요 2개국)을 이끄는 두 정상이 이번 통화를 통해 3주 넘게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중간 입장차가 뚜렷한 터라 양 정상간 치열한 신경전이 점쳐진다.
17일 백악관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간 경쟁 관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타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해 11월15일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과 9월엔 각각 약 2시간, 1시간30분간 전화통화를 가졌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양 정상간 통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접촉이라는 점이다. 정확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4주째(22일)로 접어드는 시점에 이뤄지는 통화다.
이로 인해 양 정상이 이번 통화를 계기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전쟁을 조기에 끝낼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선 거친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온 중국은 최근 러시아의 지원 요청에 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경우, 자칫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욱 장기화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중·러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자칫 3차 세계대전 양상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이번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재' 역할을 주문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러 지원 움직임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군사장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에서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할 경우 책임을 묻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경제제재를 위반하는 기타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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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시 주석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엔 선을 그으면서도 원유 등 러시아와 해오던 정상적인 교역은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중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하거나 문제 삼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대신 시 주석은 대만과 남중국해 등 양국간 민감한 이슈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미국이 각종 대중국 압박을 완화해야 '중재 역할'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간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 지역의 안보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10차례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다 지난달 26일과 이달 4일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정찰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최대사거리의 ICBM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간 회담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를 갖고 향후 추가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고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시 주석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양 정상은 미중간 경쟁과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드레일(보호난간)' 마련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시 주석과 화상회담에서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서 분명하고 정직하게 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중요한 글로벌 문제에서 우리의 이해가 교차하는 부분에선 함께 협력하기 위해 상식적인 가드레일(보호난간)을 설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이 이날 성명에서 양 정상간 통화가 "미국과 중국간 열린 소통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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