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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조국 러시아 수치스럽다"…볼쇼이 간판 발레리나, 네덜란드로 전격 이적 [러, 우크라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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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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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고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30)가 볼쇼이 발레단에서 나와 네덜란드 발레단으로 옮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정적인 이유다. 전쟁에 반대해 볼쇼이 발레단를 떠난 러시아 무용수는 스미르노바가 처음이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이 전날 성명을 내고 스미르노바의 합류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미노바는 오는 4월 초연 예정인 고전 발레극 레이몬다를 통해 네덜란드 무대에서 첫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1년 입단 이후 볼쇼이 발레단의 간판으로 활약한 스미르노바는 2013년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볼쇼이 발레단과 함께 국제 순회 공연을 했으며 아메리칸 발레극장과 빈 국립발레단의 객원 공연자로로 출연했다.

그는 "조국을 수치스러워하는 날이 오리라고 상상조차 못했다"며 "문화·체육 분야에서 재능 넘치는 러시아인을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침공 전후를 가르는 어떤 선이 그어진 기분"이라고 고백했다.

세계적 재앙에 무관심 할 수 없다는 그는 "사람들이 죽고, 삶의 터전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할아버지가 우크라이나인인 스미르노바는 앞서 지난주 텔레그램을 통해 "온 마음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무용평론가 레일라 구흐마조바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발레계의 '폭탄 투하'"라고 안타까워했다.

볼쇼이 발레단은 1780년 페트로프스키극장 발레단으로 발족했으며 1825년 새로 지은 모스크바의 볼쇼이극장이 발레단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19세기 무렵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볼쇼이 발레단은 표트르 차이콥스키(Pyotr Chaikovskii)의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의 작품을 공연하며 세계 발레의 주도권을 잡았다.

올가 레페신스카야(Olga Lepeshinskaya), 갈리나 울라노바(Galina Ulanova) 등의 명무용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지난 1988년 9월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 내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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