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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찔끔’ 조정된 거리두기에 자영업자·의료계 ‘불만’… 정점 예측도 빗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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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제한 11시 유지하고 인원 제한 6인→8인

자영업자·의료계 양쪽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

정부 “시행 중 추가 조정 안 돼… 2주 뒤 다시 검토”

세계일보

사적모임 제한이 6인에서 8인으로 조정된 18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주인이 8인 가능 안내문을 써 붙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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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40만명대 규모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폭 완화하는 조정안을 18일 발표했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 오후 11시로 유지되지만 현행 6인인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8인으로 늘어난다.

자영업자들과 의료계는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자영업자들은 인원 제한을 소폭 풀어주는 정도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확진자 조절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메시지를 던진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조정안이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요구해온 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정안이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라고 봤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거리두기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확진자 규모가 오히려 폭증한 탓에 매출 손실이 커져 한두 명의 인원 제한 완화는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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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7017명 집계된 18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 검사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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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34)씨는 “2주 간격으로 찔끔찔끔 풀어주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헤아렸다’는 둥 생색내는 게 지겹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무엇보다 형평성이 맞지 않는 게 화가 난다. 검사 체계나 확진자 관리는 사실상 손 놓은 수준으로 풀어놨으면서, 인원 제한이나 시간제한은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게 납득이 안 간다”며 “오미크론이 계절 독감 수준이라고 할 땐 언제고 정부가 왜 이렇게 일관성 없이 정책을 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들도 더 이상의 거리두기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낸 논평에서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위주의 거리두기 방침은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실패한 정책을 왜 지금까지 강요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모를 일”이라며 “이제는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되돌려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자영업자 단체 14곳으로 구성된 코로나19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역시 성명을 내고 “(거리두기 조정안이) 어이가 없다”며 “현시점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을 가게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료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방역 완화를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온 의료계에서도 이번 거리두기 조정안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정도를 떠나 완화 자체가 유행 억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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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한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병원에 도착한 환자를 감염병 전문 병동으로 이송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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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조절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다.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을 경험한 나라도 상황이 나빠질 때는 방역을 강화했지 완화하지는 않았다”며 “우리 정부가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엄 교수는 “지난 일주일간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가 일 년간 독감으로 사망한 환자의 수와 같은데 무슨 독감처럼 관리한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은 소상공인 등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제스쳐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게 몇 명이든 모임을 허용할수록 (확진자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에 찬성했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안이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시행 중에 추가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며 2주가 지난 후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2주 동안 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점은 지나간 후에야 후행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책 변화에 따라 정점이 늦어지는 면도 있어 거리두기 시행 기간에 정점이 지났는지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정점이 확실히 꺾이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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