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러시아 군인들이 수도 키이우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이며 이처럼 말했다고 영국 일간미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 등장한 러시아군 포로 6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만큼의 많은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푸틴은 선전포고 없이 우크라이나 주민과 병원, 도시를 폭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수 작전이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비 인간적인 전쟁 행위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또 우리 뿐 아니라 전체를 속였다며 "푸틴은 거짓말쟁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용감했다"며 "무기가 없어도 러시아를 멈추게 할 수 있다. 푸틴이 아무리 군대를 보내도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로병들은 "러시아군은 이미 패배했다"며 "한달 동안 사망한 아군 수는 1만5000명이 넘는다"고 폭로했다.
이어 "푸틴은 시신도 제대로 수습하지 않았고 거대한 구덩이에 한꺼번에 파묻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평화로운 삶에 슬픔과 파괴를 가져왔다며 눈물의 사과를 했다.
미러는 다만 러시아군들이 기자회견에 어떤 조건으로 나타났는지 그들에게 크렘린궁에 대항하여 목소리를 내도록 강요받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20일 수도 키이우, 제2의 도시 하르키우와 함께 최대 격전지인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향해 항복을 요구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마리우폴 지역 당국에 21일 오전 5시(모스크바 시각 기준)까지 마리우폴을 러시아군에 넘기고 항복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인 미하일 미진체프는 "오전 5시 이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기를 원한다"며 "무기를 내려놓는 이들은 마리우폴을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절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항복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 측에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친러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지역과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잇는 중요한 요충지다.
이 지역을 러시아가 점령하게 되면 과거 소련 위성국인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를 위협할 수 있다. 또 중동지역으로 곡물을 수출하는 최대 항구이기도 하다.
군사 분석 전문가 저스틴 크럼프는 "마리우폴이 함락되면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등 남은 흑해변 항구도시들도 불안해진다"면서 "그렇게 되면 돈바스에서 몰도바의 친러시아 반군 근거지인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연결해 오랫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꿈꿔온 '노보로시야'(새로운러시아) 재건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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