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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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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尹 당선인 측과 협의"… 장제원 "좋은 사람 같다 이야기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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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용산이전·인사 사사건건 대립… 멀어지는 ‘文·尹 회동’

이번엔 ‘한은총재 지명’ 놓고 갈등

장제원 “좋은 사람 같다 이야기 했을 뿐”

靑 “당선인 측서 李국장에 의사 확인”

이철희·장제원 협상창구 사실상 스톱

서로 상대방 진정성 의심 불신 키워

3월말 공석 감사위원 2인 임명 최대 뇌관

尹측 “중요사항 합의없이 만날이유 없어”

회동 늦을수록 부담… 막판 반전 가능성도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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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회동이 전격 취소된 이래 인사권과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을 놓고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불신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 이철희 정무수석,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협상 창구는 지난 21일 이후 사실상 닫혔다. 거기에 감사위원 임명 등도 또 다른 뇌관으로 작동할 여지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국 불안정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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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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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23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의 한국은행 총재 인선 문제를 놓고 격하게 충돌했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과 협의한 끝에 이 총재를 인선했다고 했지만, 윤 당선인 측은 ‘언제 합의했느냐’고 맞섰다. 양측은 최근 만남에서 이 국장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된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를 당선인 측이 합의해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선인 쪽에서도 이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는 확인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장 비서실장은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게 어떻게 의견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 문제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 이제는 이창용 총재 인선 문제까지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양새다. 충돌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장 비서실장은 “조건 없이 만나자고 하면서도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하는 건 공개적으로 청와대에서 반대했다. 만나지 않겠다는 뜻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며 “청와대가 진정성 있게 저희들한테 대해 달라는 생각이 든다.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에서 조건 있는 만남이 있었느냐”며 “대통령도 초청을 했고 당선인도 흔쾌히 응했는데 왜 중간에서 풀지를 못하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윤 당선인 측의 뜻이 맞는지 의심하는 기류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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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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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양측 간 충돌이 더 커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당장 3월 말 공석이 되는 감사위원 2인의 임명 문제가 최대 뇌관이다. 이 수석과 장 비서실장 간 협상 과정에서 한때 두 명 중 한 명은 청와대가, 다른 한 명은 윤 당선인이 추천하는 방안과 상대가 ‘비토’하는 카드에 대해서는 강행하지 않기로 하는 방안도 언급됐지만, 윤 당선인 측에서 감사위원 임명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회동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본인들은 나가면서 감사위원을 임명하는데 책임은 우리가 지는 상황”이라며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그냥 밀어넣는 건 새 정부 감사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아니냐”고 따졌다. 반면 청와대는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것이 우리 사람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 갈등 수위가 치솟으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윤 당선인 측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요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다고 그렇다면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회동에 대해 “언제든지 조건 없이 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는데, 청와대 내부에서는 조건 유지 시 회동이 어렵다는 흐름이 있다. 그러나 막판 반전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동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양측이 받는 정치적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나 갈등을 풀어야 하는 만큼 전격적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도형·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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