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무슨 협상 필요한가”… ‘조건없는 회동’ 촉구
답답함 토로하며 “다른 이 말 듣지 마라”
불쾌감 표시한 당선인 측 “덕담만 하는 자리인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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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곧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윤 당선인과)무슨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며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협상 중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외 다른 이들로부터 왈가왈부가 이어지는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에 이철희 정무수석이나 장제원 비서실장 협상 라인 외에도 서로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에서 관련한 말씀을 많이 하신 것을 염두에 두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당선인 회동에 앞서 진행되고 있는 실무협상이 길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기류다. 대통령 사면·인사권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건 등으로 충돌하긴했으나 이는 회동 건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인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의 인사 원칙은 대통령의 재임 중 해야 할 것은 하되 내용은 당선인 측과 충분히 협의한다는 것”이라며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역시 ‘최종 사인’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 사람’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이 당선인의 측근을 지목하며 ‘다른 이들의 말’이라고 표현한 데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사권 문제 역시 “당선인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전날 지목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와 관련해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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