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졸업 후 국내 위성 제작사 합류
입사 2년 만에 자회사 창업 주도
미 국방부 AI대회서 세계 5위 기록
위성영상 분석시장 8년 뒤 6조원
혁신창업의 길 19. 에스아이에이 전태균 대표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가 오전 대전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뒤 포즈를 취했다. SIA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인공위성 또는 항공 영상 등을 전문 분석하는 기업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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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스페이스(New Space)’의 시대다. 우주가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단위를 넘어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산업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비극이지만, 한편으론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여실히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미국 상업위성 기업 막사 테크놀로지가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네크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에 수천 개에 달하는 통신용 군집위성을 쏘아올려, 지상 네트워크 없이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국도 늦긴 했지만, 우주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대전에 자리잡은 스타트업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해주는 국내 유일의 벤처기업이다. 역시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시스템 개발 및 제조기업인 쎄트렉아이의 자회사다. 2018년 7월에 창업했으니 말 그대로 스타트업이지만, 2020년 3월에는 미국 국방부 주최 AI 경진대회서 세계 5위 기록한 실력파다. 에스아이에이와 쎄트렉아이 모두 대학 연구ㆍ개발(R&D) 기반의 딥테크 창업기업이다. 쎄트렉아이는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에스아이에이는 쎄트렉아이의 자회사이지만,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컴퓨터공학(컴퓨터비전 및 머신러닝)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태균(40) 대표가 쎄트렉아이에 입사한 뒤 2년 만에 자회사 창업을 주도했다. 중앙일보가 최근 수차례에 걸쳐 전 대표를 만났다.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위성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구관측을 주목적으로 한다. 에스아이에이는 아리랑 위성의 영상을 주로 받아 국방 등 다양한 목적으로 분석 서비스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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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입사 때부터 창업을 구상했다. 박사과정 시절이던 2016년 3월 쎄트렉아이가 인공위성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쎄트렉아이는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제작업체이면서, 아리랑위성의 위성영상 판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해 사업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내가 그간 연구ㆍ개발해온 것을 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쎄트렉아이 경영진과도 창업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입사와 함께 신기술연구팀을 꾸렸고, 2018년 7월 쎄트렉아이의 자회사 에스아이에이를 창업했다.”
Q : 인공위성 영상 분석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적용하나.
A : 위성영상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의미있는 일들을 분석해 가치를 만들어낸 역할을 한다. 나눠보자면 첫 단계로 ‘관측’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에 대한 관측을 인공지능을 통해 가능하게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동해ㆍ서해ㆍ남해 바다에 운행 중인 모든 선박을 관측하고, 각 선박의 운항 목적을 분류해 불법 선박을 찾아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 단계는‘분석’이다. 기존에 사람이 할 수 없었던 대규모 관측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이어 붙여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나가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동북아 전역 모든 국가의 현황을 파악하고, 국가간 정세를 분석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픈소스 데이터를 위성영상과 융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가 3일 오전 대전 SIA 본사에서 전쟁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을 촬영한 인공위성 분석 영상을 설명하고 있다. SIA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인공위성 등 항공 영상을 전문 분석하는 기업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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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전세계 2000개 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연구자들이 모두 참여했다. 산불ㆍ지진ㆍ쓰나미ㆍ태풍ㆍ화산폭발 등 전세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재난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택에 대해 피해지역 및 피해 규모를 동시에 검출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가 세계 5위에 올랐는데, 주최 측에서 공개한 순위표에 표기된 1~5위의 성능은 모두 소수점 차이에 불과했다.
Q : 국내에 어떤 고객이 있나.
A : 위성영상을 가장 오랜 기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국방 분야다. 특성상 요구조건이 굉장히 까다롭고 높은 수준의 완성도 있는 기술력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산업군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 기후ㆍ환경ㆍ농업분야는 물론 물류ㆍ건설ㆍ교통 등 다양한 분야로 차츰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고객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우주연구원ㆍ기상청ㆍ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이 있다. (에스아이에이의 매출은 아직 크지 않다. 2020년 25억원, 지난해 23억원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도 있었지만, 아직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연구ㆍ개발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에스아이에이의 모회사, 쎄트렉아이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세계 최고해상도 30cm 상용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T'. 오는 2024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쎄트렉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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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아리랑 위성 사진 외에 다른 영상 소스는 없나.
A : 전세계 최고 해상도인 미국 막사테크놀로지와 프랑스 에어버스의 위성영상도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세계 주요 위성영상 공급기업과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다.
Q : 인공위성 영상 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Q : 어느 정도 해상도의 영상을 분석하나
A : “초고해상도 (0.3~0.5m)부터 고해상도(0.5~1.0m), 중저해상도 (1.0~25m)까지 활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분석 가능하다. 에스아이에이의 경쟁력은 활용 목적에 따라 어느 해상도의 영상을 써야하는지 기술 개발을 통해 명확히 알고 있으며, 이런 경험을 통해 고객사에게 활용목적에 맞는 최적의 영상과 그에 적합한 플팻폼과 솔루션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에스아이에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Q : 최근 주요분석 사례는 뭔가.
A : 인공지능 기법의 적용으로 더 정확한 탄소 검출을 위한 알고리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호주 울런공, 일본 사가현, 미국 패서디나 4개 지역의 탄소 지상 관측과 비교해 현재 물리 기반의 산출 방식이 과소산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위성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기존 CPU로 탄소 산출 기계 학습 모델을 학습할 때 36분 걸리던 작업을 우리 회사에서는 엔비디아의 GPU 등을 활용해 10초로 단축했다. 위성 영상 기반 정확한 탄소 검출을 토대로, 앞으로 전 세계 탄소 지도 제작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Q : 해외 경쟁기업은 어디인가.
A : 앞서 얘기한 미국 막사테크놀로지, 프랑스 에어버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체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세계 최고 해상도의 위성영상을 통해 다양한 요구사항을 통해 분석을 시도해보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기업들이다. 에스아이에이는 이들로부터 위성영상을 공급 받는 협력관계이면서도 분석능력에 대해선 경쟁관계다. 우주산업 분야 특성상 한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위성 데이터만으로 전세계 데이터를 모두 독점할 수 없으며, 서로 상생하며 데이터를 모아가며 특정 사업 및 고객을 대상으로 또 경쟁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Q : 국내에 경쟁기업이 있나.
A : 최근 들어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려는 기업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업력이 짧긴 하지만 국내 관계자 및 고객사로부터 ‘위성영상 분석은 에스아이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엔 경쟁기업으로 할 만한 곳은 아직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인공위성 영상 분석시장은 뉴스페이스 시대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유로컨설트의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위성영상 분석 시장 분야는 현재도 연간 3조원 이상의 규모다. 초소형 군집위성의 운영이 다국가 차원에서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6조원 이상의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로 보면 국방(29%), 인프라 (15%), 천연자원 (15%), 환경 (12%), 에너지 (10.5%), 위치정보 (9%), 재난재해 (7%) 순으로 전 산업 분야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대전=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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