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3 (일)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172석 巨野' 원내 사령탑…민주당 선택은 '이재명계' 박홍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박광온(왼쪽)·최강욱(오른쪽) 의원에게서 축하를 받으며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172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 신임 원내 사령탑으로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3선)을 선출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이재명계'가 차지하자 당내에선 '친문(친문재인)'에서 '친명(친이재명)'으로의 주류 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날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3차 투표에서 '친문·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는 '박원순계'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원내대표는 "당을 쇄신·개혁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을 만들어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민생의 핵심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완전하고 신속한 보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가경정예산을 언급했기 때문에 저희가 제안한 것에 동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재원 마련에 신속히 머리를 맞대 민생 현장에 단비를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자"면서 국회를 신속히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선 정견 발표에선 "야당으로서의 첫 원내대표는 독배를 든 채 십자가를 메고 백척간두에 서는 자리"라며 "누군가는 총칼을 맞더라도 이 험난한 고비를 앞장서서 넘어가야 한다. 제가 그 선두에 서 보겠다"고 말했다. 또 "부당한 탄압은 결단코 막아내고 개혁과 견제를 확실히 해내야 한다"며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쳐 보겠다"고 호소했다.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검찰권 강화를 반대하는 동시에 향후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후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국민 다수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은 존중하더라도 수사권 관련 6개 범죄는 검찰이 갖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바로잡는 게 낫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2의 명낙대전'으로 불린 이번 선거에서 박 원내대표가 승리하면서 당내 역학 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대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이재명 역할론'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까지 선출되면서 향후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당내 영향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박광온 의원이 2위에 머물면서 '이낙연계'는 대선 경선에 이어 또다시 쓰라린 패배를 하게 됐다. 박 의원은 '이낙연계'와 함께 '친문'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결선 투표까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결과를 의식한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당내 화합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하나다. 172명의 의지·열정·경륜·지혜를 하나로 모아 담대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의원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우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원내대표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최대한 통합적으로 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전문성, 실력과 함께 소통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이 전 후보의 비서실장을 했지만 원내대표를 나오기 위해 이 전 후보와 상의하거나 (이 전 후보를) 도왔던 분들이 저를 민 것도 아니다"며 "(명낙대전) 프레임이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쟁자였던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 원내대표의 당선을 만들어준 의원들의 결정이 민주당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당의 통합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1차 투표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로 진행됐다. 박 원내대표, 박 의원, 이 의원 외에 최강욱 의원이 10% 이상 깜짝 득표를 하며 2차전에 올랐다. 당내에선 김용민·김남국 의원 등 검찰개혁을 주도하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1차에서 조직적으로 최 의원을 선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후 2차 투표에선 '처럼회' 다수가 '이재명 캠프'에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박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에선 2차에서 탈락한 이 의원의 '정세균계'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1~3차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지난 2년간 다수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였던 오만과 독선의 의회 폭주를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다당제 연합정치로 나아가기 위한 물꼬를 잘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 박홍근 원내대표는…

△1969년 전남 고흥 △효천고 △경희대 국어국문학 △경희대 총학생회장 △19~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재명 전 대선후보 비서실장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