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채권 이행' 중재 신청도 누락
작년 9월 입국자 차량 '9시간 이동 제지'도 제때 알리지 않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한 기업인 대상 베트남 특별입국 사업이 대행료 지급 연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실무 담당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오랜 기간 경영진 보고를 미뤄온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현지 소식통과 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베트남 특별입국 담당자들은 한국에 있는 대행사인 T여행사가 현지 대행사인 SHV(Samsung Hospitality Vietnam)에 장기간 수억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경영진에 보고했다.
상의는 재작년 3월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입국을 원천 차단하자 지금까지 기업인 4천명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을 진행했다.
대한상의는 지금까지 T여행사와 베트남의 SHV 등 두곳의 대행사를 두고 특별입국을 주관해왔다.
문제는 T여행사가 한국 내 대행 업무를 맡는 순번이 돼서 진행한 특별입국과 관련해 SHV측에 보내야할 수억원대의 대행료가 연체됐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서울본부가 모객을 하면 T여행사는 출국 수속과 관련한 업무를 진행하고 고객들로부터 제반 비용 전액을 입금받았다.
또 베트남 현지의 SHV는 입국 승인 및 수속을 비롯해 호텔 투숙 및 격리 해제를 맡는 식으로 업무를 분장했다.
그러나 T여행사가 고객들로부터 입금 받은 비용 중 일정액을 SHV에 송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행료 지급을 미루면서 수억원대의 미수 채권이 발생한 것이다.
SHV는 호텔신라 계열의 여행사인 SBTM이 베트남 현지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재까지 연체된 금액은 부가세 10%를 포함하면 총 63만달러(7억6천만원)에 달한다.
이에 SHV측은 지난해 하반기 더이상의 사업 대행이 어렵다고 대한상의 베트남 사무소에 통보하고 연체된 대행료만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그동안 이같은 상황을 경영진에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대한상의 관계자들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상의는 SHV가 지난해 12월 '베트남 국제중재센터'(VIAC)에 채권 이행을 위한 중재 신청을 낸 사실도 경영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측은 이와 관련해 "중재 신청을 낸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상의가 베트남 특별입국과 관련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을 제때 경영진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상의 특별입국 담당자들은 지난해 9월 2일 특별입국을 통해 베트남에 들어온 한국인들이 현지 공안에 의해 9시간 동안 버스안에 갇혔던 사실도 경영진 보고를 미뤘다.
당시 버스 탑승자들은 대항상의가 주관한 '백신 트랙'을 통해 입국한 뒤 꽝닌성의 한 호텔에서 2주간 시설 격리를 마치고 하노이로 들어오던 중이었다.
결국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소속 경찰영사가 현장에 출동한 뒤에야 탑승객들은 새벽 2시께 이동이 허가됐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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