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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北발사에 외신들 "러 우크라 침공 빈틈 노렸다…한반도 외교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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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년 만에 ICBM 시험 재개' 관련 외신 반응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전날인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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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북한이 5년 만에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한 데 대해 24일(현지시간) 외신들도 잇달아 관련 소식을 타전했다.

CNN은 일본 해상보안청이 관측한 최대고도와 사거리, 비행시간 등의 정보를 상세 보도하고,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직전 가장 마지막으로 발사한 2017년 11월 ICBM의 비행거리를 뛰어넘어, 북한이 이제껏 발사한 미사일 중 역대 최장거리 시험이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5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비행고도는 6000km, 사거리 1080km, 비행시간은 71분으로 관측됐다. 앞서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은 비행고도가 약 4500km, 비행거리는 약 960km로 약 50분간 비행한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 "최근 잇단 북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김정은 총비서가 점점 더 격동하는 세계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북한은 여전히 권력과 영향력을 얻기 위해 투쟁 중"이라고 분석했다.

CNN 인터뷰에 응한 레이프 에릭 에즐리 이화여대 부교수는 "북한은 무시당하길 거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글로벌 우려를 이용해 핵 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처럼 침략을 개시할 수 없지만, 북한의 야망도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전후 안보질서를 뒤엎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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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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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도발은 북한이 미국과 그 동맹국에 교착된 협상과 국제 제재를 잊은 채 가만히 둘 의도가 없음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며, 북의 ICBM 발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서방 정상들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브뤼셀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유럽연합(EU)·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 중인 가운데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NYT는 "현재 러시아가 미국과 그 동맹국과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 총비서는 비토권을 행사하는 강대국들간 관계 악화를 이용해 긴장을 고조시킬 기회로 감지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NYT 인터뷰에 응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ICBM을 시험했다"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역대 최악이라, 미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고 싶어도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협조할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ICBM 발사는 궁극적으로 북한 핵 외교의 역사적인 장을 완전히 마감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외교가 본격적인 새 국면에 들어섰음을 강조했다. 이어 "한동안 주요 도발이 멈추고 고위급 회담이 열렸지만, 결국 북한은 핵 포기에 접근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미국과 북한은 2년 이상 공식적인 협상을 하지 않았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 김정일 체제를 응징해야 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북한의 ICBM 도발과 핵실험 직후 안보리 추가 제재에 합의했지만, 이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은 불분명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WSJ 인터뷰에 응한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 한국석좌는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로 북미 또는 남북 회담 전망이 실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북한이 미국과 차기 한국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는 어떤 대화(engagement)라도 자기들 방식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은 먼저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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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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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실험은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수년간 정체돼온 북미 외교가 새로운 대립기로 들어섰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 인터뷰에 응한 크리스토퍼 그린 국제위기그룹(ICG) 한국 부문 수석 컨설턴트는 "북한은 2018~2019년 외교 실패 이후 (북미 대화 재개를) 심각한 국제 현안으로 재확립하길 원한다"고 봤다. 그린은 WSJ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이번 ICBM 실험은 에스컬레이션(긴장 고조) 사다리의 또 단계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미사일은 점점 더 높이 날았지만 일본 상공까지 날아오르진 않았다"는 점에 착안, "유엔이 반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시험으로) 판도를 바꾸는 건 없으며 이는 북한도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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