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석 '거야 원내사령탑' 중책…尹정부·여당 관계설정 고심
추경 앞세워 '민생 드라이브'…원내수석에 진성준·박찬대 '계파 안배'
단상으로 이동하는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홍준석 기자 = 박홍근 새 사령탑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25일 닻을 올리고 본격 출항했다.
제1당의 원내 지휘봉을 잡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선 패배에 따른 당내 후유증을 수습하는 동시에 5월부터는 '거야'의 원내 수장으로서 새 정부와 여당을 동시 상대해야 하는 겹겹의 과제에 놓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무거운 책무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어떻게 견제와 협치의 균형점을 찾느냐다.
절대다수인 172석을 갖고는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초기인데다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강경모드로 일관했다가는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
박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견제와 협력은 야당의 책임과 의무다. 견제는 강력하고 확실하게 하면서도 국민을 위한 협력의 교집합을 넓혀가겠다"며 협치 메시지를 부각한 것도 이러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
그는 다만 "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여야가 얼마나 협력하는가는 전적으로 윤 당선자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거듭 '강한 야당'을 표방했다.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
아울러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개혁 입법을 완수해야 한다는 여권의 목소리가 비등하면서 검찰 개혁 속도전이라는 적잖은 부담도 안게 됐다.
당내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그간의 검찰개혁이 후퇴할 수 있다며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을 더 강도 높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조국 강경파인 최강욱 의원이 선전한 것도 이러한 당내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검찰로부터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러한 당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은 각종 민생현안과 대장동 특검, 정치 개혁, 검찰 개혁 등 산적한 입법 과제 해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회의에 처음 참석한 박 신임 원내대표를 향한 당부의 메시지였다.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새 정부 출범 전에 선제적으로 검찰개혁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곧 야당이 되니) 오히려 홀가분하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5선의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까지 집권당으로서의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그것이 촛불시민들에 대한 책임이고 예의라고 생각한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그리고 민생 챙기기에 전력투구합시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인 축하 난 받는 박홍근 원내대표 |
다만 박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민생 과제를 두고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야당과의 협상 실무를 진두지휘했는데, 큰 충돌 없이 집권초기 개혁작업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가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나 추경을 포함한 민생입법 협상을 곧바로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원내 지휘봉을 잡자마자 협상 테이블에 추경을 올리며 '민생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대선 패배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충격에 빠진 당을 추스르는 것도 박 원내대표의 주요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대위가 급히 출범했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적잖은 내홍이 일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 공방과 원내대표 선거를 거치며 노출된 소위 계파 갈등을 조기 진화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친문 진성준·이재명계 박찬대 의원을 각각 임명한 것도 당내 계파간 균형과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출발은 당연히 단결"이라며 "견제 능력, 소통 역량, 당내 화합을 기준으로 구성될 제3기 원내대표단은 강한 민주당을 위한 베이스캠프이자 위기를 타개할 비상본부"라고 강조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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