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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대 가장 늦은 文·尹 회동...무슨 얘기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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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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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

대선 이후 19일 만에,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8일 만찬 회동의 성사 배경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청와대가 먼저 윤 당선인 측에 만남 의향을 물었고 윤 당선인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양측의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조건 없는' 회동을 내걸었지만,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으로 가장 늦게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그간 쌓였던 의제 중 핵심 사안에 대해 상당 부분 사전 교감을 이룬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文·尹 28일 만찬 오찬...尹 측 "국민 걱정 덜어드리는 게 중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관련 브리핑에서 양자 회동에 대해 구체적인 현안 언급 없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춰봤을 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가 회동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윤 당선인이 공약 이행을 위해 내린 사실상 첫 결정이었다.

당초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5월10일부터 '용산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으나 496억원 규모의 예비비 승인 단계부터 가로막히며 제동이 걸린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을 옮기는 데 기정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권한 밖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문 대통령의 '역할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아울러 윤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50조원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도 이번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추경 요청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정부 내에는 2차 추경을 제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사를 수차례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혜 김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추경)은 인수위 사안"이라면서 "특정 정부의 개별적 고위 관계자나 몇 분의 말씀을 듣고 반응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감사원-선관위원 인사권 행사부터 MB 사면 등 의제 관측...文·尹 '배석자 없는' 대화도 관건

지난번 회동 무산 당시 뇌관으로 작용한 감사위원과 선관위원 등의 인사권 행사를 두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도 관건이다. 감사원이 지난 2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새 감사위원 제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윤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감사위원 임명 문제는 일단 해소된 상태다.

중앙선관위원회 상임위원 인선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서 청와대는 양자 회동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이 감사위원과 선관위원의 '패키지 인사'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월10일 취임식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참석하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사면 문제를 보는 인수위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찬 회동이 끝나기 전 유영민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없는 단 둘만의 시간을 갖느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으로 파격 발탁됐다.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으로 문 대통령이 "강력한 분노를 느낀다"고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만약 '배석자 없는' 만남이 이뤄질 경우 냉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통합'(문 대통령)과 '협치'(윤 당선인)를 각각 강조하는 있는데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COVID-19) 대응, 경제 살리기 등 무거운 현안이 적지 않은 만큼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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