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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에디슨모터스, 인수대금 못 내… 쌍용차 인수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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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한까지 잔금 납입 못해

‘회생안 결의’ 관계인 집회 취소

‘공’ 받은 쌍용차, 계약 해지할 수도

상거래채권단도 M&A 공식 반대

에디슨 “인수 계속” 의지 밝혔지만

매각 작업 차기 정부로 넘어갈 듯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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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와 쌍용자동차의 인수·합병(M&A)이 또다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쌍용차 매각 작업이 사실상 차기 윤석열정부의 과제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쌍용차 노조와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에 반기를 든 상황에서 잔금 납부 기한까지 만료되면서 조만간 쌍용차가 계약 해지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잔금 납입 기한인 지난 25일까지 대금 납부를 하지 못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에 관계인 집회 예정일(4월1일)의 5영업일 전까지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납입하도록 했다. 관계인 집회는 인수대금을 재원으로 한 채무 변제 계획 등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결의하는 자리인 만큼 관계인 집회 자체도 무산됐다.

공은 쌍용차로 넘어갔다. 에디슨모터스가 대금을 미납하면서 쌍용차에 M&A 계약을 해지할 권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기다려줄 경우 인수 절차가 재개될 수 있다. 당초 에디슨모터스는 잔금 납입 기한 전부터 관계인 집회 일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쌍용차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와 관계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면 일정 조정에 호의를 보이지 않을 이유가 없는 만큼 쌍용차가 계약 해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쌍용차 노조와 상거래 채권단도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거래 채권단은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344개 업체 중 258개 업체(채권액 기준 92.3%)의 서명이 담긴 인수 반대 동의서를 제출하며 인수자 교체를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진정한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채권단 스스로 쌍용차 미래를 위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도 이틀 뒤 법원에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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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연기를 통해 인수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컨소시엄에서 사모펀드 키스톤PE가 빠져나갔고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지도 못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사인 에디슨EV가 4년 연속 영업손실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인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 쌍용차는 원점에서 M&A 절차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에디슨모터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차기 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5225억원으로 쌍용차를 인수했고, 에디슨모터스는 3049억원을 내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쌍용차를 살리는 데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면서 “결국 차기 정부가 공적 자금 투입하면서 인수 기업을 다시 선정하는 방안과 최악의 경우에 해당하는 기업 청산 절차까지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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