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비공개' 러 유조선 늘었다…제재 회피 가능성
이 신문은 주요 석유업체들과 거래상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기피하면서 러시아 수출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출 규모는 하루 214만배럴(bpd)로 집계됐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월 21∼27일 주간(일간 346만배럴)보다 38.2% 줄어든 것으로 8개월 만에 최소치다.
UBS는 러시아 원유 수출 감소 규모가 러시아 전체 생산량의 대략 4분의 1 정도인 하루 200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 규모가 다음 달에는 하루 300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는 통상 계약 후 뒤 3주 뒤 수출이 이뤄진다.
따라서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출액 급감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주요 석유업체와 거래소들이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사실상 보이콧한 여파가 이제야 나타난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인 루코일은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브렌트유 시장가격보다 배럴당 31달러 낮춰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전에는 러시아산 원유와 브렌트유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른 세계 3대 산유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전 세계 원유와 정제품 공급의 7.5%를 담당하고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는 현재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최대 원유시장인 유럽연합(EU)은 수입 규모 축소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아직 수입금지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거대 석유업체인 BP와 셸, 엑손모빌은 러시아와 관계를 단절했고 대형 원유 서비스 업체인 핼리버튼과 베이커 휴스, 슐럼버거 등은 러시아 내 신규 투자나 기술 구축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원유와 화학제품을 적재한 러시아 유조선들이 제재를 피하려고 선박 자동식별 시스템(AIS)을 끈 채 운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해상보안 자문업체인 윈드워드에 따르면 지난주에 적어도 33척의 러시아 유조선이 AIS 미작동 상태에서 항해했다.
이는 지난해 주간 평균치인 14척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서방의 강화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에서 BP가 운영하는 석유 생산시설 [이타르-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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