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복귀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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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첫 회동을 갖는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인사문제 등을 놓고 벌어진 '신구 갈등'으로 꼬인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회동 결과가 윤 당선인의 향후 국정 동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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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 지지율 2주 연속 하락…'신구 갈등' 여파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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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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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은 대선 후 19일 만에 만찬 회동을 갖는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늦게 성사된 만남이다. 여론조사상(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으로는 신구 갈등이 문 대통령보다 윤 당선인에게 악재로 작용한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21~25일 실시한 3월4주차 주간 집계 결과,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주보다 3.2%p(포인트) 낮아진 46.0%로 집계됐다. 국정 수행 기대감이 3월2주차 52.7%, 3월3주차 49.2%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4.0%p 오른 46.7%로 나타났다. 3월2주차 38.1%로 바닥을 찍었던 국정수행 지지도가 2주간 급속히 올랐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향후 5년 직무수행 전망을 물은 결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55%, '잘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40%를 기록했다. 당선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각각 87%, 78%에 육박했다는 것과 비교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취임덕'(취임도 전에 레임덕)이라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공표하지 않은 내부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당선인에 대한 국정수행 기대감과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작위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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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지지율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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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지난 9일 대선 이후 19일만, 지난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18일만의 회동이다. 사진은 이날 청와대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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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드라이브가 민심 이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집무실 이전지를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론화 절차가 부족했고 다른 국정과제보다 최우선 순위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소통이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광화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구중궁궐을 나와 벙커로 들어가야 한다는 건 납득되지 않는 것"이라며 "윤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에게는 광화문이 열린 공간으로 인식되지만 용산 국방부 청사는 밀실로 느껴진다는 얘기다. 윤 당선인 측은 경호와 안보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산 국방부 청사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보다 더 좋은 입지라고 판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경제나 안보 등 다른 사안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응책을 내놨다면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을 것"이라며 "첫 모멘텀을 상실했기 때문에 반전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다른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해야 하는데 열심히 하는 일들조차 청와대 이전에 가려져 부각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대선에서 0.7%p(포인트) 격차로 패배한 민주당은 지지율 손실 없이 결속이 강화되는 반면 윤 후보를 선택했던 보수 유권자들 일부가 정권교체 목표를 이룬 뒤 윤 후보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숙원인 정권교체를 일단 이뤘기 때문에 당장은 윤 당선인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절실하게 나타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22일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아래)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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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文 회동 결과 주목…용산 집무실 등 협조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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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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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현안과 관련해 협조를 이끌어낸다면 다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게 유지되는 문 대통령으로서도 새 정부와 더 이상의 갈등을 만드는 것은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
윤 당선인 측은 구체적인 의제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으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추가경정) 예산, 인사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에 대한 일괄 타결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일부 성과만 거둬도 윤 당선인은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은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 편성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추경 50조원은 국민께 드린 약속이었다"며 "당위성에 대해 현 정부도 공감하고 지원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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