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긴축ㆍ추경 우려에…10년물 국채 금리 7년6개월 만에 3% 돌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6개월 만에 연 3%를 넘어섰다. 국채 3년물 금리도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통화 긴축 우려가 불을 지피고, 국내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기름을 끼얹은 결과다.

중앙일보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연 3%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0.42포인트(0.02%) 내린 2,729.56에 거래를 마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6%포인트 오른 연 3.031%로 거래를 마쳤다. 2014년 9월 19일(연 3.027%) 이후 7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242%포인트 상승한 2.747%로 마감했다. 2014년 6월 12일(연 2.789%) 이후 최고치다. 5년물 금리는 0.257%포인트 오른 연 2.97%에 2년물 금리는 0.23%포인트 오른 연 2.4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 금리는 국내외의 요인이 겹치며 급등했다. 우선 Fed의 긴축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25일 "이론적으로 볼 때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급등하는 10년물 국채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미국 금리 인상 전망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Fed가 5월과 6월,7월,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런 전망 속에 미 국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FOMC가 열린 지난 16일 연 2.196%에서 지난 25일 연 2.479%로 0.283%포인트 올랐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한국 국채의 매력이 떨어지고, 이는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의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이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국채 금리를 자극했다. 물가 급등이 이어지는 데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역전 우려마저 나오면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5·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금융통화위원회가 2분기 중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美연준, 2년간 10~11회 금리인상 시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5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도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지출구조 조정만으로 50조원 재정 마련이 불가능해 추가 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정과 통화 당국의 권력 공백도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말 퇴임하는 가운데, 이창용 차기 총재 후보자 청문회는 일정도 잡지 못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집행부의 공백기와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재정 및 통화 당국의 시장 안정화 정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