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필요성 공감…나머지는 실무 협의키로”
①규모는 얼마나 ②추경 시기는 ③재원 어떻게
3대 각론 합의점 못 찾아, 향후 정국서 충돌 전망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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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규모·시기·재원 논의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밤 청와대에서의 회동을 마쳤다. 이날 오후 5시 59분에 녹지원에서 만나 청와대 상춘재로 향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회동했다. 만남은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성사된 것으로,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늦게 이뤄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밤 서울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추경 필요성은 두 분이 공감했다”면서도 “50조원 등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인 이야기를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시기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 했다”며 “구체적 상황은 실무적으로 협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손실보상 문제를 얘기했나’는 질문에는 “인수위와 청와대가 할 수 있는 한 실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말을 나눴다”고 답했다. 추경 편성에 대한 원론적인 공감대는 이뤘지만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서는 하나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당선인 측은 추경 규모, 시기, 재원을 놓고 이견이 컸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50조원 추경은 당선인이 국민께 드린 약속”이라며 “손실보상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 (1곳당 방역지원금 300만원) 정부안과는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코로나19 영업제한 등 행정명령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약속한 손실보상은 50조원 규모다.
불어난 나랏빚 1000조…홍남기 난색
문제는 재원이다. 윤 당선인은 올해 예산 가운데 복지 지출 등을 뺀 300조원의 10% 가량을 구조조정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출 구조조정으로 50조원을 마련하기엔 부족하다. 그렇다고 한국판 뉴딜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예산을 삭감하기도 힘들다. 결국 적자 국채를 발행이 불가피하다.
재원 마련 방식이 난항을 빚자 추경 편성 시기도 오리무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임기 중에 또다시 국채를 발행해 국가채무 지표가 악화하는데 부담이 큰 상황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660조2000억원 규모의 국가채무는 현재 1000조원을 넘어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기간에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홍남기 부총리가 (현 정부 임기 중인) 4월에 추경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몇 차례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 편성을 주도하는 기재부가 추경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심의하거나 의결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50조원 추경을 편성하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타협점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소상공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국채는 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솔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통해 추경 편성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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