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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긴축·추경 우려 덮쳤다, 국채 금리 7년여 만에 3%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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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6개월 만에 연 3%를 넘어섰다. 국채 3년물 금리도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통화긴축 우려에 국내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더해진 결과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6%포인트 오른 연 3.031%로 거래를 마쳤다. 2014년 9월 19일(연 3.027%) 이후 7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242%포인트 상승한 2.747%로 마감했다. 2014년 6월 12일(연 2.789%) 이후 최고치다.

중앙일보

급등하는 10년물 국채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채 금리 강세에 일본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이 3년 3개월 만에 100엔당 1000원 선을 밑돌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6원 내린 100엔당 996.55원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25일 “이론적으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Fed가 5월과 6월, 7월,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했다.

미 국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FOMC가 열린 지난 16일 연 2.196%에서 지난 25일 연 2.479%로 0.283%포인트 올랐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한국 국채의 매력이 떨어지고, 이는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의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이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국채 금리를 자극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5·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올리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금융통화위원회가 2분기 중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50조원 추경 편성도 채권 금리를 끌어올린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다르게 본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지출구조 조정만으로 50조원 재정 마련이 불가능해 추가 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말 퇴임하는 가운데, 이창용 차기 총재 후보자 청문회는 일정도 잡지 못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재정 및 통화당국의 시장 안정화 정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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