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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미 제재' 화웨이 19년만에 역성장…매출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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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멍완저우 "규모 작아져도 불확실 대응력 높아져"

연합뉴스

작년 화웨이 실적 발표하는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
[AFP=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세계 첨단 공급망에서 배제돼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연간 매출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오후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2021년 매출이 6천368억 위안(약 122조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역성장에는 미국의 지속된 제재로 인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제품 판매 부진의 영향이 컸다.

작년 화웨이의 소비자 제품 부문 매출은 49.6% 감소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비해 이동통신 중계기를 포함한 통신 운영 부문의 7% 감소에 그쳤다.

이로써 화웨이의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업 부문은 기존의 소비자 제품 부문에서 다시 통신 운영 부문으로 바뀌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부터 화웨이의 공급망 마비를 겨냥한 제재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2020년 9월에는 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과 통신장비 사업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제재의 초점을 화웨이가 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제품을 구매하지 못 하게 하는 데 맞추고 있는데 이 때문에 화웨이는 소형 첨단 반도체가 필요한 스마트폰 부문에서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 이후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 등 경쟁사와의 첨단 신제품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중국에서는 일부 '애국 소비' 수요가 여전히 강한 편이지만 부품이 부족해 수요만큼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 역성장에도 화웨이의 작년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의 작년 순이익은 1천137억 위안(약 21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75.9%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순이익 중 절반이 넘는 574억 위안이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등 일부 사업 부문 매각에 따른 것이어서 수익성 급증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발표회에는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3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돌아와 중국에서 '핍박받는 영웅'처럼 인식된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나서 실적을 발표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의 딸이기도 한 그가 작년 9월 중국에 돌아오고 나서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멍 CFO는 "앞서 화웨이 실적 보고회에 참석한 것이 벌써 4년 전으로, 지난 4년 동안 세계가 크게 변했고 조국의 변화 역시 컸다"며 "귀국 후 수개월 동안 이런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의 (사업) 규모는 작아졌지만 수익력과 현금 확보 능력은 더욱 강해졌다"며 "회사의 불확실성 대처 능력은 부단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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