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문가들, 文 임기 내 사면 어려울 것으로 예측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만찬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가운데 이 문제가 차기 정부가 안고가야할 과제로 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맞이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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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인턴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은 윤석열 정부로 공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만찬 테이블에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올리지 못하면서부터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171분 동안 가졌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장 비서실장은 만찬 직후 통의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윤 당선인은 사면 문제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지 않은 배경은 서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피했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박상병 평론가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고유 권한에 대해 윤 당선인이 어떤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에 청와대의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거(사면 문제)는 빼자고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장성철 평론가 역시 "서로 불편하지 않았을까"라고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이미 장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 간의 사전 협의를 통해 '이부분은 언급하지 맙시다'라고 논의를 했을 수도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거나, 반대한다라는 입장들이 언론을 통해서 나왔기 때문에 괜히 안 될 일을 논의해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또다른 이유로는 자칫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이 언급될 경우 '야합'으로 비칠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걸(사면을) 논의할 사이도 못 되고 이제는 양측이 꺼리는 이유가 있다"며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김 전 경남지사와 자꾸 고리가 되니까 야합으로 비칠 것 같아서 도움이 안 된다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윤석열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18년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이동하는 이 전 대통령.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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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기 내 이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윤석열 정부로 공을 넘길 가능성이다.
박 평론가는 "당초에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을) 할 가능성이 높았는데 김 전 경남지사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여론이 굉장히 안 좋아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지막에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지지자들의 충격이 클 것을 예상해 어제 회동에서도 별 합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평론가도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가능성은 없다"며 "문 대통령이 대통령 사면권이 거래와 흥정의 대상으로 된다(비춰진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고 봤다.
앞서 지난 15일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며 "따라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청와대 측에서 사면이 의제로 정해져 있는 듯한 상황에 부담을 느끼면서 16일 예정됐던 첫 회동 일정이 불발되며 윤 당선인 측과 청와대 측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라디오 출연에서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동시 사면설을 공개 거론하면서 청와대 측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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